목에서 빛나는 순수함 또는 세련미…가을문턱 스타일에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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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Pre-Fall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튜블러 스카프. <출처 pintere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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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드리 햅번의 네커치프 스타일링. 영화 ‘로마의 휴일’ 중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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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Pre-Fall 밀라노 컬렉션’에서 선보인 FENDI의 롱사이즈 튜블러 스카프 스타일링. <출처 vogu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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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와 같은 스카프의 기본적인 형태의 시작이 된 에르메스 최초의 스카프 ‘승합마차 경기와 백인여자들’. <출처 ha.com> |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1936~2008)은 패션에서 액세서리란 전체 룩을 조화롭게 하고 독특해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1·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여성의 옷은 활동에 용이하도록 단순하고 간소화된 형태로 변화했고, 대신 액세서리를 통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법이 발전하였는데, 1950년대 패션에서 액세서리는 일상복에도 신경 써서 착용하던 것으로, 당시 스타일링에 있어서 상당히 비중을 차지했다.
숙녀들이 사교 모임이나 극장에 갈 때 모자를 쓰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장갑이나 신발에 어울리도록 컬러와 스타일에 신경 써서 핸드백과 지갑을 선택하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1956년에 모나코 왕비가 되었던 미국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1929~1982)가 들고 다녔던 조그만 손잡이가 달린 우아한 핸드백은 ‘켈리 백’으로 불리며 지금도 많은 여성들의 흠모의 대상이다.
1953년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윌리엄 와일러(1902~1981) 의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의 히로인 오드리 햅번(1929~1993)의 영화 속 ‘햅번 스타일’은 현대 패션에서 로맨틱 스타일링의 스테디셀러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로마의 휴일’ 오드리 햅번 네커치프
공주의 사랑스러움에 전세계가 열광
시대흐름 따라 다양한 형태·착용방식
고대 이집트 화려한 직물·장식, 힘 과시
1937년 에르메스 스카프, 현대의 기본
올 간절기 트렌드는 ‘클래식’‘빈티지’
취향·용도 맞는 컬러·소재·패턴 선택
왕실의 딱딱한 제약과 정해진 스케줄에서 탈출해 거리에서 만난 신사와 스쿠터를 타고 신나게 로마 거리를 내달리는 앤 공주가 목에 두르고 있던 큐트한 스트라이프 패턴 네커치프(Neckerchief)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그대로 드러낸 공주의 환한 웃음만큼 순수한 표정으로 햅번의 목에서 빛나고 있었다. 어쩌면 ‘햅번 스타일’은 그렇게 심플하고 작은 스카프 액세서리 하나를 더함으로써 완성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패션에서 액세서리는 화룡점정이다. 특히 다양한 형태와 컬러, 패턴으로 제작된 스카프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스카프는 소품이지만 적절한 응용과 감각에 맞게 활용함으로써 옷차림을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돋보이게 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의복과 같은 소재로 다루어진 스카프는 방한, 방풍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지 않고 점차적으로 패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해 가는 비중 있는 위치로 확대되었다.
스카프는 목에 감거나 어깨에 걸치기도 하고 머리에 쓰는 등 장식과 실용을 겸한 목도리의 통칭이다. 활용되는 인체 부위에 따라 명칭이 구분되기도 하는데 목에 두르거나 머리를 싸매는 장식용의 스카프(Scarf), 목에 둘러 먼지를 막고 장식도 겸한 소형 정방형 네커치프(Neckerchief), 대형으로 어깨를 덮은 숄(Shawl), 방한과 장식성을 겸비한 대형의 장방형 스톨(Stole), 방한용이면서 소형의 장방형 머플러(Muffer) 등이 있다.
스카프는 형태나 착용 방식으로 볼 때 역사가 매우 깊고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발달해 온 장신구의 하나로, 고대 이래 생활 수단 및 사회구조에 따른 서양 복식의 발달 양식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면서 변천, 발달되어 왔다.
고대 이집트인은 더운 기후의 영향과 청결을 목적으로 머리를 깎고 가발과 같은 머리쓰개 위그(Wig)나 빳빳한 헝겊으로 만든 머리 수건 커치프(Curchief)를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우리가 이집트 유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스핑크스도 왕의 두건인 황금색과 청색 줄무늬가 있는 클라프트(Claft)를 쓰고 있다. 그리스, 로마 유적지의 석상은 히마티온(Himation), 키톤(Chition)과 같은 옷을 우아하게 둘러 입고 있는데 이것은 현재의 숄 형태와 다르지 않다.
숄 형태의 옷은 중세 비잔틴시대가 되면 부유한 제국의 힘을 과시하기라도 하려는 듯 화려한 직물과 장식이 덧붙여지면서 두르는 방식이 간소하게 된 케이프스타일로 발전한다. 이러한 스타일은 아직도 가톨릭 교회 등의 종교복에 그 형태가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다.
현대에 이르러 스카프가 본격적으로 출현한 것은 1900년경 프랑스 파리에서 파마(Permanent) 머리 헤어스타일의 등장과 함께였고, 볼륨이 작고 깜찍한 헤어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은 짧은 머리의 허전함을 달래줄 가벼운 실크 천을 머리에서 목에까지 두르기 시작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직업전선에 뛰어든 여성들로 인해 여성 모드는 급격히 변화하기에 이르렀고, 의복의 간소화는 다양하고 화려한 패션액세서리의 등장과 함께 스카프의 장식적 역할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스카프의 역사에서 1937년 에르메스의 첫째 스카프 ‘승합마차 경기와 백인 여자들(le jeu des omnibus et dames blanches)’의 등장은 현재와 같은 스카프의 기본적인 형태의 시작으로 여긴다. 고대복식에서 기후와 종교, 풍습에 영향을 받아 얼굴과 신체의 일부를 가리거나 장식하는 역할에서 점차 그 역할이 세분화되고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현재의 스카프에 이르는 과정은 이와 같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매우 드라마틱하게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패션사에 있어서 유물과 같은 아이템인 ‘스카프’를 이번 시즌에는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
올가을 간절기 소프트 액세서리의 주요 트렌드는 클래식 스타일이다. 헤리티지 디테일과 프린트는 보다 세련되고 간소한 감각으로 진화했다. 인도풍 블록프린트 소재인 앵디앵느(Indienne) 텍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보다 대중적이고 컬러풀하게 업데이트된 빈티지 스타일 실크 스카프도 눈여겨보자.
여러 시즌 동안 지속적으로 간절기 핵심적인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는 ‘스카프’는 올가을 문턱에서도 파워풀하게 활용 가능하다. 디자인도 크기도 각양각색인 만큼 연출하는 방법에 따라 목에 두르는 것은 기본. 가방에도 벨트에도 머리에도 센스있게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액세서리다. 허전해 보이는 목에 컬러풀한 롱스카프로 볼륨을 줘 가볍게 묶어주기만 해도 이번 시즌 펜디(Fendi) 컬렉션에서 걸어 나온 듯한 럭셔리 빈티지룩이 완성될지도 모르겠다.
현대 패션에서 스카프의 역할은 계절에 관계없이 착용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패션액세서리이며 패션컬렉션에서도 중요하게 스타일링되고 있다. 자신의 취향과 용도에 맞게 컬러, 소재, 패턴, 사이즈를 선택하고 과감하게 스타일링에 도전해 보자.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 참고자료
△ 20세기 패션아이콘-제르다 북스바움(미술문화, 2009) △ Pre-Fall 2019 컬렉션리뷰-wgsn.com △ 스카프 패턴 디자인에 관한 연구 - 양지아 (학위논문, 2013) △ 스카프디자인의 추상적 표현 연구-서재희 (학위논문, 1997) vogue.com, pinter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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