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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분열=총선 필패’ 공감대…내년 1월초까지 협상 가능성

2019-10-23

[2020 총선 TK 관전 포인트 .2] 보수후보 단일화

2019102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회대책TF 유공 의원과 당직자들을 표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로 ‘조국 정국’이 일단락되자 정치권에선 ‘보수통합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간에 보수통합이 이뤄져야 내년 총선에서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가능하고, 진보 진영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대 1 대결구도가 만들어져 수도권 선거에서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의 당사자들은 그 필요성에 어느 때보다 공감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만만찮아 결과는 두고볼 일이다.

황교안·유승민 “상생” 의중 타진
본격 협상 앞서 몸값 올리기 관측
통합 여의치 않으면 선거연대 거론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대표(대구 동구을)가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 재건을 위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만날 생각이 있다”고 하자, 다음날 황 대표는 “대화가 필요하면 대화하고 만남이 필요하면 만나고 회의가 필요하면 회의체도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유 대표는 이어 21일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향해 “반(反)문재인 하자고 어영부영 합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12월 초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창당에 나서겠다”고 했다. 유 대표가 한국당에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황 대표와 유 대표가 서로 추파를 던지면서 의중을 떠보는 것은 보수통합이 결국에는 ‘상생의 길’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지난 8월 광복절 대국민 담화에서 ‘자유우파의 통합’과 ‘당 혁신’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 바 있다. 당 혁신을 위해선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인적쇄신’이 요구되지만, 우파 통합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부담이 덜한 ‘쉬운 과제’라는 것이다. 게다가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당초 10%포인트 넘게 앞서가던 민주당을 바짝 추격하긴 했지만, 완전히 추월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몇 천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수도권 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둘로 갈라져 민주당 후보를 상대할 경우 수도권 선거는 필패라는 인식이 황 대표의 등을 떼밀고 있는 것이다.

유 대표 사정도 별로 다를 바 없다. 유 대표 본인을 포함해 ‘변혁’ 소속 의원 어느 누구도 내년 총선에서 ‘생환’을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유 대표만 하더라도 최근 잇단 보수통합 발언은 지난 11일 영남일보 창간호에 보도된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남일보가 대구CBS와 함께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유 의원은 한국당 김규환 의원(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 및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의 1대 1 가상대결에서 모두 두 배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결국 유 대표와 변혁 의원들은 현재로선 ‘한국당 간판’을 달고 출마해야 승산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유 대표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차기대선에 출마한다”면서 ‘중도보수 대권후보’가 자신의 목표임을 분명히 밝혔다. 때문에 본인의 총선 당락과 상관 없이 본인을 믿고 따르는 ‘변혁’ 의원들의 총선 출마를 챙겨줘야 대권 도전을 도울 지지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황 대표와 유 대표는 대권주자로서 ‘총선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셈이다. 다만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지금은 황 대표와 유 대표가 일종의 치킨게임(담력시합)을 벌이고 있다. 누가 더 서두르지 않고 버티느냐에 따라 ‘지분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천 지분’과 관련해 유 대표는 인터뷰에서 “지분을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유 대표가 처한 정치 현실은 그의 발언과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식솔들을 살리려고 통합을 시도하는데 지분을 챙기지 않으면 어떻게 그들의 활로를 담보할 수 있겠는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변혁’ 소속 15명 중 지역구 의원(9명)은 한국당에 입당만 하더라도 기존의 원외 당협위원장과 경선에서 붙어볼 만하지만, 원외인사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측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통합 시기는 유 대표가 창당을 공언한 12월 초 이전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협상이 순조롭지 않아 12월 신당창당을 넘기더라도 총선 공천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1월 초까지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조차도 여의치 않으면 아예 보수통합 대신에 지역구별로 출마후보를 단일화하는 ‘선거연대’로 갈 가능성도 차선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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