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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동의 기후 환경 탐방] 쓰레기 처리에 발상의 전환을

2020-02-05

[김해동의 기후 환경 탐방] 쓰레기 처리에 발상의 전환을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작년 4월에 전국에서 선발된 환경단체 실무자들이 재생에너지와 쓰레기처리 시설을 살펴보러 독일, 덴마크 등 유럽을 다녀왔습니다. 그들은 가장 감명 깊었던 시설로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 열병합발전소를 들었습니다.

이 열병합발전소는 코펜하겐 도심에서 불과 3㎞ 정도 떨어진 교외에 위치하며 코펜하겐과 인근 5개 도시에서 나온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장입니다. 최첨단의 대기오염 경감 장치를 설치해 굴뚝에서는 수증기를 제외한 대기오염물질은 거의 배출되지 않으며 굴뚝 높이도 123m로 높아서 배기가스가 지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온수는 18만 가구에 공급되며 소각 후에 남는 잔재물도 재활용 가능한 금속을 우선 걸러내고 남은 것은 건축 재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 시설의 설계는 유명 건축설계 회사가 맡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옥상은 스키슬로프와 산책로가 조성되었고 카페 등 상업시설도 많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코펜하겐 시내를 조망할 수 있어서 연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습니다. 이 시설의 건설에 약 7천억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쓰레기소각장이 해당 도시의 자랑이 되고 있는 사례는 유럽 여러 나라와 일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전국에 불법으로 방치된 쓰레기산더미와 매립장의 포화 등 생활과 산업 활동을 통해서 나오는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한계에 도달한 우리나라의 쓰레기 문제는 머잖은 장래에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겁니다. 우리가 이런 지경에 빠져든 이유는 저가로 쓰레기를 처리하고자 고집한 정부의 정책실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생활 폐기물처리비용은 주요 선진국 대비 1/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저가 처리를 위하여 쓰레기 수거에서 처리까지 민간에 위탁하는데 민간업자가 이를 소각하여 열과 전기를 생산하여 수익을 올리도록 만들어놓았습니다. 수거업자들은 쓰레기를 수거한 후에 쌓아두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쓰레기산더미 출현의 이유입니다. 민간업자들은 열의 소비가 많은 주민 밀집지역 근처에 대규모로 소각장을 만들어 이익을 최대화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특정 지역에 소각시설을 밀집시킨 원인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쓰레기 고가처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서 폐기물 배출 경량화와 재사용 극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쓰레기처리는 비용보다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여 지속가능한 처리를 확보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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