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부항댐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주변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어 많은 이들이 즐겨 찾고 있다. 〈김천시 제공〉

'자신(自身)을 만나는 쉼표!'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른 언택트 관광(힐링) 수요를 겨냥한 경북 김천시 홍보물의 한 구절이다. 시는 일찍부터 관광을 지역의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총연장 62.4㎞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원시림에 가까운 숲과 풍부한 수자원 등 빼어난 자연환경에다 자두·포도 등의 특산물, 문화 유적 등을 결합한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체류형 관광'에 초점을 맞춰왔다.

김천의 새로운 관광 명소인 사명대사공원의 평화의 탑(5층 목탑) 야경.

◆직지사 권역=서기 418년에 창건된 직지사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문화유산도 풍부한 데다가 김천의 주산인 황악산(해발 1천111ｍ) 자락에 안겨 있는 등의 입지적 여건으로 김천 관광의 대표 상품 역할을 담당해왔다. 여기에다 직지사는 최근 개장된 '사명대사공원'으로 김천 관광의 핫 플레이스로서 부동의 위치를 굳히게 됐다.

직지사로 출가해 주지를 지냈고, 호국불교의 상징 인물인 사명대사를 기념해 명명된 '사명대사공원'은 직지사와는 담장을 경계로 하고 있다. 10여 년에 걸쳐 14만3천695㎡의 부지에 문화·생태·체험형 공원으로 조성된 사명대사공원은 황악산의 대자연에 절제된 인공미를 가미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인, 김천 관광산업의 야심작이다.

주요 시설로는 평화의 탑, 김천시립박물관, 건강문화원, 솔향 다원 등이 있다. 5층 목탑인 평화의 탑은 이 공원의 랜드마크 격으로, 층별로 전시공간 등을 두고 영상 자료와 사명대사 관련 자료 등을 열람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은은한 야간조명과 어우러진 5층 목탑의 자태는 불교 건축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평가다.

출토 유물 등 향토 유물 564점(복제품 80점 포함)이 전시된 김천시립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온 김천의 역사와 문화적 품격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건강문화원은 숙박시설과 체험시설로 구성돼 있다. 전통 한옥의 정서를 살려 각각 독립된 주택으로 건축된 숙박시설은 언택트 관광에 나선 이들이 '한여름 밤의 꿈'을 꾸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사명대사공원 인근엔 직지문화공원이 있다. 이 공원엔 어린이 종합놀이터와 대형 폭포 등의 시설이 있고, 곳곳에 위치한 유명 작가들의 조각품(57점)과 유명 시인들의 시비(20점)는 공원의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다.

◆김천부항댐 권역=김천부항댐(저수량 5천400만t)의 코발트빛 물결과 댐을 에워싼 풍광의 조화는 보는 이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김천부항댐 권역 관광자원은 김천시가 작정하고 10여 년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면적이 342만6천㎡로,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아 오히려 자연스러운 댐과 그 가장자리를 활용한 놀이 시설은 국내 최고 높이(93ｍ, 87ｍ)를 자랑하며 댐 양안(왕복 1.7㎞)을 가로지르는 레인보 집와이어,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의지해 높이 85ｍ 상공의 강화유리 바닥을 거니는 국내 최초의 완전 개방형 스카이워크, 국내에서 제일 긴 출렁다리(256ｍ) 등이다. 시는 이를 '고(高), 초(初), 장(張)' 3종 세트로 명명해 전국에 홍보하고 있다. 특히 출렁다리, 부항대교, 유촌교 등의 야간조명은 관광상품으로서의 김천부항댐 가치를 크게 높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김천부항댐 산내들오토캠핑장은 2014년 개장 이래 사시사철 주말이면 예약 없이는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총 52면 규모의 오토 캠핑장은 사이트마다 전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족구장, 물놀이장, 게이트볼장 등의 운동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도계곡 권역=김천시는 한강 정구(1543~1620) 선생이 수도산에서 발원해 성주로 흐르는 대가천을 거슬러 오르며 명명한 '무흘구곡' 가운데 김천시 증산면에 소재한 5~9곡 사이 10.3㎞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조성, 인근의 증산수도캠핑장·수도산자연휴양림(방갈로 등 36개 숙박시설) 등과 연계된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수도산(증산면 수도길)에 개장한 '국립 김천 치유의 숲'은 언택트 관광의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

김천 치유의 숲은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수도산 바디 테라피', 청소년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수도산 마인드 테라피', 직장인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성인을 위한 '수도산 웰니스 테라피'를 산림치료 프로그램으로, 노령 및 중장년층이 참여하는 '수도산 고백(Go back)의 숲', 청소년이 대상인 '수도산 이룸의 숲', 산림복지서비스 소외 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산림 치유 서비스'를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각각 운영하고 있다.

수도산의 넉넉한 품에 안긴 청암사와 수도사 등 천년 고찰은 발품을 크게 팔지 않고도 찾을 수 있는 불교 유적이다. 수도산은 반달가슴곰 오삼이(KM-53)가 2018년 3번에 걸쳐 서식지인 지리산을 탈출한 끝에 안착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오삼이는 가야산~수도산~대덕산~민주지산~영동읍~무풍면~삼도봉~질매재 등 광활한 지역을 넘나들며 왕성한 생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밖에 김천시는 1일 관광상품인 '직지 나이트 투어'와 체류형 관광상품인 '1박2일 해피투어' 등을 통해 김천 관광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