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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공정과 정의에 굶주렸다

2020-09-28

청년의날 공정 37번 언급한 文
취임사도 평등·공정·정의 주창
하지만 조국·이상직·추미애…
심한 차별·특권 사건만 연달아
국민 열등·소외감에 좌절·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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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소설가

공정은 두루 공평하고 올바름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의 날 기념사에서 37번이나 공정을 언급했다. 취임사에서도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주창했다. 우리 시대의 큰 아픔 중의 하나인 불공정의 세월이 꽤 길었기에 한국인은 유달리 공정에 기대치가 클 수밖에 없다. 그 시대가 불공정하면 그 시대는 부패했다는 게 역사적 증빙이다. 헌법 제11조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며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나 특수계급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 적으며 신분에 의한 차별이 심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사건이 연달아 생겼다. 조국, 윤미향, 이상직, 김홍걸, 박덕흠, 추미애. 이름만 떠올려도 법적 문제를 떠나 우리나라가 공정하고 평등하다고 생각하기 참 쉽지 않다. 특권이란 단어만으로 국민들은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좌절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검찰이 수사 중이니 가타부타할 수 없지만 추미애 장관 아들 서씨 사건을 '엄마 찬스'가 아니라 미담이고 '안중근 의사 정신'이라고 주장하면 얼굴 화끈거릴 수밖에 없다. 약점이 있거나 부끄러울 때 되레 목청 세우는 게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다.

큰 이슈(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사살 사건)가 작은 이슈를 삼키기 마련이어서 머지않아 서씨 사건은 사그라질지 모른다. 이른바 엄마찬스와 아빠찬스는 젊은이들에게 교육과 병역의 불공정에 대한 분노, 부모들에겐 특권 못 가진 서러움을 안겨주었다.

군대는 명령과 복종이 엄격하다. 유사시 국가운명과 직결되고 고귀한 생명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수많은 기사 중에 '군 내부 문서마다 일수, 기간이 다 달라' '서씨가 제출했다고 주장한 진단서 등 치료 기록이 없다. 치료 기록은 5년간 원본 문서나 전자등록 상태로 보관돼 있어야 한다'니 군 기강이 걱정스럽다. 추 장관이 국회에서 언성을 높이듯 자신감이 있다면 독립적인 수사팀을 꾸리라고 하는 게 최상의 방책일 수 있다. 추 장관 주장이 옳다고 밝혀지는 순간 야당과 언론은 고개를 숙이게 되고 그리도 갈망하는 검찰개혁도 거저먹기가 될 것이다. 어쨌거나 서씨 의혹이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추 장관에게 힘 실린 검찰개혁의 당위성이 상처받을 수 있다.

국군 관련 방송에 출연하며 담당자들과 환담을 하다가 왜 국민들이 군 문제에 민감한지 느낀 게 있다. 유명인이나 고위 인사들의 출연 섭외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군대시절의 추억담과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긴 인사청문회와 고위인사들의 군대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국민들은 허탈해진다. 세상이 어리숙하던 시절에 '빽' 좋고 '끗발' 좋아 '어부바'로 군대 가지 않았나 의심받곤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최근에 서슴없이 바른말을 했다. '병역, 세금, 복지 특혜가 생기면 나라 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역, 교육, 납세, 근로는 권리이자 의무인데 특혜를 보려 했다는 논란과 국회의원 자녀와 국회의원 본인이 논란이 된 것 자체가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할 말을 하고 할 일은 해야 된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과연 몇 명이 할 말을 했는가. 특별한 권한을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면 발효지만 개인 이익을 도모하면 부패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공정과 정의에 굶주려 있음을 명심하라.
김홍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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