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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리쇼어링 기업 '아주스틸' "자동화율 80% 달성…스마트팩토리·빅데이터가 안착 좌우"

2020-10-29

이영세 상무 이사가 말하는 복귀 배경
필리핀, 인건비 저렴하지만 제품 수준 유지하기 어려워
생산 공장 철수하고 김천에 500억 들여 신축 내년 준공
기업들 인건비 탓 복귀 안해…기술력 없인 사실상 불가능
지역기업 가장 큰 고민 '인력 확보'…지자체 지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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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 금전동에 있는 아주스틸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에 여념이 없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해외로 진출한 기업을 다시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은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 수출 규제로 국산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지난 6월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도 세부적인 지원책을 내놓으며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장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형 리쇼어링 인센티브 패키지 사업'으로 정부 U턴 보조금에 더해 시의 임대용지 50년 무상공급, 총 투자액의 50% 내 파격적 보조금 지원 등을 약속했다. 경북도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비의 기업부담분 지원과 고용창출장려금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취득세와 재산세를 각각 75% 감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양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지난 15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진출 우리 기업 경영 현황 및 이전 수요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외국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 중 79.2%가 '정부 지원이 있더라도 국내 복귀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주요 원인은 '생산비용이 오른다'(66.7%)였다.

이처럼 해외 진출 기업이 정부와 지자체의 많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국내 복귀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6일 경북 구미에 위치한 국내 1호 리쇼어링 기업인 아주스틸<주>을 찾아 리쇼어링의 결정 배경과 다른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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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스틸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영세 상무 이사는 쉽지 않았던 리쇼어링 결정 배경에 대해 "우리 회사의 주요 납품처는 OECD 선진국이고품질의 제품을 기복 없이 일정하게 제작하기 위해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주스틸은 지난 5월 필리핀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철수하고 경북 김천산업단지에 500억원을 투입해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김천 공장은 내년 4월 6만6천㎡ 규모의 스마트팩토리형 공장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아주스틸이 국내 리쇼어링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스마트팩토리 인프라 덕분이다. 이 상무는 "필리핀 노동자들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기술력도 우수한 편이지만 기복이 심해 제품을 일정한 수준으로 제작하기 어려웠다"며 "오랜 기간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 설비 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고품질의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주스틸은 3년 전부터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서 현재 자동화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아주스틸 생산 공장에서 대부분의 작업은 기계가 수행하고 직원들은 기계 조작 및 관리 감독 임무를 맡고 있었다. 아주스틸은 새롭게 건립되는 김천 공장을 비롯해 전체 생산 공장의 자동화율을 향상시켜 사업영역을 더욱 확장할 방침이다.

현재 아주스틸은 국내 4곳, 해외 3곳의 제조법인을 운영 중에 있다. 이들 공장에서 주력 상품인 생활 가전용 내외장재를 비롯해 빌딩 내외장재, 자동차 전장부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이 상무는 "시장을 압도하는 우수한 기술력이 있어야 리쇼어링 안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리쇼어링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가 다름 아닌 '인건비 상승'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건비가 높은 국내 사정을 고려하면 결국 기업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관련 인프라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국내 안착을 위해선 스마트팩토리, 빅데이터 구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상무는 "정부와 지자체가 동일한 지원책을 펼치기보단 지역 특색과 회사의 성격을 고려한 리쇼어링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분리된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기업의 가장 큰 걱정은 인력확보"라며 "고급인력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정주 여건 개선에 특히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아주스틸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로봇활용 제조혁신지원사업'에 국내 복귀 U턴 기업 6개 사 중 한 곳으로 최근 선정됐다. 이에 따라 '강판 전수검사 자동화로봇시스템' 도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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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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