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친구집에 초대를 받아 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가 끝나갈 무렵, 친구는 '재미있는 것 구경시켜 주겠다'고 하면서 나를 공간이 넓지만 조명이 어두운 곳으로 밀어 넣었다. 이윽고 내 머리와 얼굴을 뒤덮는 하얀 물체를 장착시켜 주었다. 어두운 세상에 나 혼자 고립된 느낌이 났다. 하지만 그러한 느낌은 곧 느낌표가 되었다. 눈 앞에 갑자기 새로운 세계가 펄쳐졌다. Virtual Reality. 소위 가상세계였다. 나는 그 가상세계의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그곳에서 난 현실과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일단 친구의 추천으로 게임 하나를 실행시켰다. 현재 가상세계(가상현실·VR세계)에서 제일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게임이라고 친구가 설명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게임을 실행하자 또 다른 세계가 나를 맞이했다. 난 그 가상현실 속에서 비트에 몸을 맡기고 멋진 광선검을 휘두르면서 자연스럽게 상자를 자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새로운 세상 속에서 나에게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VR세계를 이번에 처음 접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청년들의 새로운 놀이문화 혹은 데이트 문화로 VR방이 자리매김을 시작했다. 필자 역시 위와 같은 문화의 흐름에 따라 VR방을 가본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VR기계장치를 머리에 쓰고 바라본 세계는 신기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멀미 증상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VR방에 계속해서 가기가 힘들었고 그저 그렇게 필자는 VR의 세계와 점점 멀어져갔다.

그러다가 이번에 친구를 통해서 다시 VR의 세상을 접한 것이다. 신세계를 경험한 필자는 다시금 그 신세계를 경험하고 싶어서 친구가 구매했던 그 기계에 관심을 가져 같은 제품의 VR장치를 구매했다. 그리고 VR장치를 수령한 후 각종 설정작업을 마친 후 필자는 다시 VR세계로 초대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정말 나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먼저 무료로 배포된 영상뿐만 아니라 유료로 배포된 영상을 보고 있으니 새로운 세계는 더욱 실감났다. 특히 편안한 소파에 기대어서 영화를 보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상영관이 제일 큰 영화관을 혼자 전세를 내고 빌린 것 같이 편안하고 웅장한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기존에 친구집에서 플레이해봤던 게임 이외에 다른 게임을 구매해 플레이를 해봤다. 역시 또 그 세계에 곧장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다가오는 적을 향해 총을 쏘기도 하며, 몸을 직접 움직이면서 물체를 피하기도 했다. 실제 낚시와 비슷한 가상의 환경에서 낚시를 즐겨보기도 하고, 탁구·권투 등 다양한 운동도 간접체험을 해 볼 수 있었다.

사실 가상세계에 관한 수요가 코로나 시대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전에만 해도 대부분 기계를 구매하기보다는 VR방 등을 통해서 가상세계를 체험해보는 것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로 인해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그중에 하나가 VR장치에 대한 수요였다. 특히 최근 출시된 VR장치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을 올리고 각종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면서 가격까지 저렴해져 많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한층 끌어 올렸다. 또한 위와 같은 기계를 구매한 소비자가 늘어나자 그에 따라 게임회사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 역시 서로 앞다퉈 새로운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면서 활기찬 VR세계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