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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김천 국가철도망-지역발전 연계' 전문가 진단 - "광역교통망 아우르는 복합환승체계 급하다"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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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역이 영남권 철도교통의 중심역으로 성장했다. 김천 복합환승센터 예상 조감도. 〈김천시 제공〉

국토교통부 주최로 지난 4월22일 열린 '제4차 국가철도망 수립계획 공청회'는 특화된 철도교통을 기반으로 지역발전을 실현하려는 김천시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자리였다.

 

이날 국토부는 연내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인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개설 외에도 김천에서 남부내륙철도와 중부내륙철도를 잇는 구간 가운데 단절 구간인 경북선과 문경선 김천~상주~문경 구간 철도개설사업을 예비타당성 검토 후 시행키로 함으로써 김천이 국토 남부와 중부 축을 관통하는 내륙 고속화 철도망의 중심에 자리하게 됐다. 

 

또 대구권 광역철도망을 김천까지 연장했고, 김천~전주 간 철도 개설도 추가검토사업으로 분류해 향후 추진될 여지를 남겼다. 이로써 김천은 기존의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을 포함해 국가 간선 철도망을 아우르며 다양한 지역발전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찍이 경부선 개통(1905년)을 계기로 발전된 도시로서, 각종 철도망에 기반한 제2의 전성기를 열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新역사·환승센터 건립안 제시
동대구역 등 모범사례로 꼽아

철도 인프라 연계 특구 만들고
전동차 차량기지 유치 제안도

철도역·고속철역 이원화 문제
접근성 높여 승객 불편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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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역사(驛舍)·환승센터 신축

현재 김천역을 남부내륙철도 시발역으로 한 기본계획이 추진 중이다. 서울(수서)에서 문경까지의 중부내륙철도를 문경~상주를 통해 김천역에서 남부내륙철도와 연결함으로써 내륙 고속화 철도망이 완성된다. 서울~거제 간 고속열차도 경부고속철도를 운행하다 김천역 부근에서 분기해 김천역을 거쳐 남부내륙철도에 진입하는 등 김천역이 내륙 고속화 철도망 연결의 주축이 된다.

그러나 기존의 김천역은 낡고 협소한 데다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경부고속철도 김천구미역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광역 철도망을 아우르는 역으로서 공간 및 환승체계 확보 등 기본적인 기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천시 철도기반 구축에 따른 장기발전 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교통연구원은 "김천역사 개선 방안으로는 현재 건물을 증축하거나 신축하는 방법이 있으나 증축의 경우 보강공사에 대비한 기초공사가 필요하다. 신축이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김천역사 확장과 연계된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연계 교통수단과의 원활한 접근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시내·시외·고속버스, 택시, 광역·일반·고속철도 등 모든 교통수단이 현장에서 연결되는 복합환승센터를 김천역 인근 한국철도공사 부지에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상업·문화 기능까지 갖춘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형성될 새로운 경제권 효과를 소개하며 동대구·오산·수원역 등의 환승센터를 모범 사례로 꼽았다.

김정호 경북대 생태환경관광학부 교수는 "서울 강남과 직결되는 중부내륙철도가 연결되는 김천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아울러 김천역 부근의 복합환승센터 효과는 최고 수준의 도시(원도심)재생사업으로 나타날 것이다. 도심 전체(역세권)가 환승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역 복합환승센터(환승·판매·주거·업무·문화 시설)의 성공 사례를 도시재생사업의 모범답안으로 들었다.

◆철도산업 특구로 지정·개발

한국교통연구원은 일반철도(김천역)와 고속철도(김천구미역)역을 가진 김천이 활발한 철도차량 산업 등을 배경으로 철도 특구로 지정받아 철도산업을 특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철도 특구는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교통 중심지 역할 등을 통해 도시 가치를 크게 높이는 수단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천은 전국적인 교통 요충지로, 앞으로 국내 간선 철도 노선의 중심역 기능을 하게 되는 등 철도 특구로서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철도산업 클러스터 조성 △EMU(Electric Multiple Unit·동력 분산형 전동차) 차량기지 유치 △철도직무교육센터(철도 아카데미) 등을 통한 철도 전문인력 양성 △김천역과 김천구미역 간 무료 순환 버스(10~20분 간격) 운행 △김천 소재 대학교에 철도 관련 학과 개설 등을 철도 특구 구성(안)으로 제안했다.

EMU-150은 현재 운행 중인 무궁화·새마을·ITX-새마을호 등 기존 열차의 내구연한 만료에 따른 대체 차량으로, 본격적인 교체기와 때를 같이해 중정비 등 정비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 김천에 EMU 차량기지가 들어서게 된다면 경부·경북·중부내륙·남부내륙·중앙·대구선과 대구권 광역철도에다 호남선까지의 차량 정비 수요를 충족시키며 철도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교통연구원은 △지역특화산업 육성 △첨단철도교통 기술 벨트 형성 △종합 물류기지 역할 △기존 산업과 연계 및 협력 △인구 유입 △일자리 확충 등을 철도차량기지 유치에 따른 효과로 꼽았다. 철도차량 부품회사만으로도 인구 2천여 명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교통연구원은 '철도 데크화를 통한 수목원 조성사업'도 제안했다. 김천역 부근 경부선 대구 방면 철도 1㎞ 구간에 터널을 축조, 터널 위를 도심의 수목원으로 조성해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역세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화된 철도교통체계 해결

남부내륙철도의 시발역은 경북선과 문경선을 통한 중부내륙철도와 연결을 고려해 김천역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김천역과 경부고속철도 김천구미역으로 이원화된 철도교통체계에서 남부내륙철도 시발역이 두 곳의 역 가운데 어디가 됐든 철도역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완벽한 환승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김정호 경북대 생태환경관광학부 교수는 "접근성 기준에서 김천의 중심성이 원도심에 있는 만큼 편의성에 있어 남부내륙철도 시발역은 김천역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김천처럼 철도역이 이원화된 상태에서는 역사 운영비가 과다하게 소요되는 문제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두 곳의 역을 통합할 경우 조성비 등으로 과다한 초기비용이 투입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상황에선 분리운영이 합리적이며, 김천역과 김천구미역과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이는 등 승객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고위직과 철도차량 기업 대표를 역임한 A씨는 "장기적으로는 두 곳의 역을 통합은 않더라도 적정 거리에 배치함으로써 환승객의 불편을 덜어주는 한편 철도교통 중심지 효과도 최대한 높여야 할 것"이라며 "경부고속철도 김천구미역을 김천역 가까이 배치하든지, 김천역을 김천구미역 가까이에 두는 방법이 있다. 어떤 방법이든 역사 위치 선정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부선 철도로 운행되는 대구권 광역철도 2단계 사업인 김천~구미 구간에는 중간 정차역이 없다. 김천역을 출발해 김천혁신도시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나쳐 정차역인 구미역으로 직행하는 운행체계다. 김천시 관계자는 "경부선 김천~구미 구간의 아포·대신 등 기존 역을 정차역으로 활용하는 방안, 김천혁신도시와 인접한 농소면 신촌리에 정차역을 개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합리적인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구권 광역철도망 유치에 성공한 만큼 이제부터는 내실 있는 운용체계 마련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철도를 운행하던 KTX가 김천역을 거쳐 경부선을 타고 구미역으로 갈 수 있도록 개선된 철도체계도 김천으로선 우려할 만한 일이다. KTX가 구미역에 정차하면 김천구미역은 이용객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과 직면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자치단체 각각의 철도계획은 변경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김천역도 향후 주변 여건을 고려한 가운데 장래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수립계획'은 이달 중으로 고시될 예정이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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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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