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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가상세계서 팬미팅·채용설명회, 아바타가 대신 출근하는 세상도 올까…4년 뒤 6배 시장 '메타버스' 질주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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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2018년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페토 내 걸그룹 블랙핑크 아바타. 가상세계 안에서 콘서트를 하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팬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네이버Z 제공〉

메타버스가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용자는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세계에 참여하는 등 기존의 단순 가상현실(VR)보다 참여도가 높고 한 단계 진보한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앱에 처음 가입하면 사진을 토대로 아바타를 만들어준다. 이용자들은 아바타를 '나'로 인식하고 원하는 얼굴로 바꾼다. 가상통화를 이용해 3D로 된 가상세계 안에서 사람들이 소통하며 관계를 맺고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경제활동을 한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의 콘서트를 보기도 한다.

비영리 기술연구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보여주는 '증강현실'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모든 순간을 텍스트, 영상, 사운드 등으로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라이프로깅' △실제 세계를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인 '거울세계' △현실과 유사하거나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저털 데이터로 구축한 '가상현실' 등 네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메타버스를 이끌어 가는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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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2월이다. 로블록스(Roblox)가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을 앞둔 시기였다. 2006년 선보인 로블록스는 아바타로 가상세계에서 접속해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은 레고 모양의 개인 아바타로 로블록스에서 활동한다. 예전에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기 위해 주로 카페를 찾았다면, 지금의 미국 초등학생들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로블록스에 입장한다. 현재 미국 초등학생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로블록스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가입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가 1억5천만명이 넘는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로블록스가 시가총액 460억달러로 상장 전 추정가치 3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며 첫 거래를 마친 지난 3월10일 이후 더 높아졌다.


MZ세대가 이끄는 새로운 세계
디지털 유행 이끌고 소비 공유 세대
코로나 집콕 영향, 가상세계서 소통
게임·엔터분야에서 관계맺기 시작
교육·쇼핑·의료 등으로 영역 확장



메타버스를 이끌어 가는 그룹은 MZ세대다. MZ세대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1980~1994년 출생자)와 Z세대(1995~2010년 출생자)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이들은 디지털 사회에서 강력한 소비자이자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MZ세대의 소비에는 공유습관이 영향을 준다. 구매하려는 상품의 정보를 온라인에서 얻고 후기를 작성해 이를 공유한다.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기 때문에 착한 기업에 대해서는 홍보에 적극적이지만 나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MZ세대는 전 세계 인구 중 40% 이상을 차지해 2030~2040년까지 소비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기간 동안 새로운 교류의 장으로 선택한 게 메타버스다. 현재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산업·교육·의료·쇼핑·부동산 등 모든 영역에서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460억달러(약 52조원)로 추정되며 2025년까지 2천800억달러(약 31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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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과 네이버Z의 가상현실 편의점 오픈 업무협약식은 현실 세계가 아닌 제페토에서 양측 대표의 아바타가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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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부활을 앞두고 있는 토종 SNS '싸이월드'가 최근 미니룸이 3D로 구현되는 과정을 공개했다. 업계는 이 미니룸을 통해 싸이월드만의 메타버스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싸이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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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자사의 메타버스 비대면 모임 서비스인 '점프 버추얼 밋업'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메타버스에 관심 쏟는 국내외 기업들

국내외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선두기업은 네이버다. 2018년 8월 출시한 제페토는 현재까지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용자는 얼굴 인식, AR(증강현실), 3D 기술이 적용된 아바타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제페토는 해외 청소년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체 이용자 중 90%가 해외 접속자이며 80%가 10대 청소년이다. 방탄소년단·블랙핑크 등 유명 가수들이 제페토에서 아바타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제페토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거나 심지어는 가상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6년 만에 부활을 앞두고 있는 토종 SNS '싸이월드'는 지난 2일 '새롭게 시작되는 싸이월드의 3D 미니룸'이라는 제목으로 1분30초 분량의 제작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과거 2D로 표현됐던 '미니룸'이 3D로 구현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미니룸은 자신의 아바타 '미니미'가 살아가는 공간으로 개성을 담아 꾸밀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 방'이다. 업계는 이 미니룸을 통해 싸이월드만의 '메타버스'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정부도 발빠른 움직임
네이버 가상현실 플랫폼 '제페토'
방탄 아바타 직관…해외팬들 열광
美선 게임 플랫폼이 초등생 놀이터
삼성, 메타버스 필수기기 특허 등록
아마존은 서버·네트워크 구축 주력
정부, 제조업 가상융합플랫폼 추진
메타버스 관련 펀드 출시도 잇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특허청에 VR 헤드셋 브랜드로 추정되는 '갤럭시 스페이스'를 상표 등록했다. 지난 1월에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 부속기관인 헤이그국제디자인시스템에 혼합현실 헤드셋과 컨트롤러에 관한 특허를 등록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안으로 새로운 VR 헤드셋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아직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메타버스 활성화에 필수적인 VR 기기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만큼 시장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넥스트는 최근 '텔레포탈(Teleportal)'이 모집한 170만달러(약 19억원) 규모의 시드(Seed) 라운드에 참여했다. 삼성넥스트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투자 전문 자회사다. 초기 투자 개념인 시드 라운드라 삼성넥스트의 이번 투자액이 크진 않지만, 메타버스 시장이 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콘텐츠 분야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넥스트가 투자한 텔레포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017년 설립됐으며 개발자 및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스타트업이다. 직관적인 3D 인터페이스를 갖춘 지능형 도구 등을 통해 각종 VR·AR 관련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준다

SK텔레콤은 자사의 메타버스 비대면 모임 서비스인 '점프 버추얼 밋업'을 통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600여 명의 취준생과 채용 담당자는 아바타로 참여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BGF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다음 달 제페토에 가상현실 편의점을 연다. 메타버스에 입점하는 국내 최초의 편의점이다. 고객은 가상현실 편의점에서 GET커피 등 CU 상품을 주문하고 별도로 마련된 파라솔과 테이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점포처럼 즉석조리 라면도 맛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메타버스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인 홀로렌즈(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만들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9월 오큘러스2를 공개했다. 친구와 게임하거나 텔레비젼을 함께 시청하는 것을 넘어 가상세계에 구축된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가상융합경제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화학, 자동차, 조선해양 등 국내 3개 제조업 현장과 똑같은 디지털 트인(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사람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 한 것)을 만들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융합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게 이 전략의 골격이다.

◆잇따라 출시된 메타버스 관련 펀드

최근 국내외 자산운용업계에서 메타버스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가 잇따라 출시됐다.

지난달 14일 KB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VR과 AR 기기 등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 플랫폼·콘텐츠 기업, 가상세계 인프라 관련 기업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대표종목 30~50개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을 중장기적으로 견인할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현실 관련 종목에 장기투자한다. 또 모빌리티와 온라인 게임·페이먼트·플랫폼, 럭셔리 상품, 3D 디자인 툴 등과 관련된 종목을 통해 리스크 관리 및 수익률 극대화에 나선다. 대표종목 40~50개에 투자한다. 지난달 28일 설정된 이 펀드에는 벌써 100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지난달 순매수 1위 종목에는 로블록스(8천153만달러)가 올랐다. 로블록스는 5월만 해도 순매수 상위 5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 2월 상장한 로블록스는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는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는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META)가 상장됐다. ETF의 포트폴리오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로블록스 등 종목이 담겼다.

ETF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엔비디아로 7.97%가 포함됐다. 이어 텐센트가 5.88%, 로블록스가 5.02%로 '톱3' 종목에 꼽혔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4.38%), 패스틀리(3.9%), TSMC(3.84%), 유니티(3.6%), 아마존(3.45%), 오토데스트(3.44%), 퀄컴(3.33%) 등이 상위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을 뜻하는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5G 상용화에 따른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가속화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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