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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아직 시간 많이 남았다... 찬 바람 불면 원희룡이 뜰 것"

2021-09-01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아직 시간 많이 남았다... 찬 바람 불면 원희룡이 뜰 것
대구를 방문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 19일 대구 수성못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준석 대표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당의 자산"
"녹취록 공방은 비난 감수하고서라도 제몸 던져 경선 공정성 회복하고 싶었던 것"
"청년들이 18세부터 10년 동안 2천 만원의 '교육 카드'를 쓸 수 있게 지원하겠다"
"대구 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의 숙원사업이 조속히 완성될 수 있도록 추진"


'저평가 우량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에게 붙는 수식어다. 16대부터 18대 국회까지 단숨에 3선 고지에 오른 그는 재선 제주도지사도 지냈다. 그가 정치를 하며 나선 공직선거에서 '낙선'은 단 한 차례도 없다. 한때 보수정당에서 개혁 세력으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 전 도지사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1982년 대입학력고사 전국 수석으로 원희룡이라는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처음 알린 그는 내년 3월 9일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 전 도지사는 이제는 '저평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민에게 '국가 찬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문재인 정부의 실패 때문에 우리 국민이 절망에 빠져있다. 그래서 정권교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모습을 보면 더 나쁜 정권이 들어설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더 이상 유린당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 하게 됐다. 우리 야권에서는 대통령에 도전할 준비가 돼 있는 모든 사람이 나서서 본선 경쟁력 높은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저도 후보 중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쌓아 온 정치적 경험과 도지사로 일하며 쌓은 행정 경험을 통해 준비한 비전을 국민에게 평가받고 싶다."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최재형 등 당내 경쟁자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데, 지지율 정체 돌파할 전략 있나.
"제주도지사로 일하며 제주도를 세계적인 핫 플레이스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로 중앙 정치권의 조명을 덜 받았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한 분들(윤석열·최재형)이라든지, 지난번 대선에 나갔던 분들(홍준표·유승민)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았다.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치열한 검증과 토론을 거치며 저의 준비된 도덕성과 토론실력, 국가 운영 능력을 국민께 보여드리고 정당한 평가를 받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지지율도 크게 요동칠 것이다. 결국 누가 문재인보다 더 잘할 것이냐, 누가 이재명 지사와 맞붙어 이길 수 있는 사람이냐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아직 시간 많이 남았다. 조급해하지 않고, 우리 당의 경선 레이스를 생산적인 정책 비전 경쟁으로 이끌겠다. 찬 바람 불면 원희룡이 뜰 것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후보 사이에서 막말 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지도자는 언어를 통해서 국가 운영에 대한 비전과 자신의 품격, 인간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막말이나 쌍욕으로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국민이 평가해서 저절로 걸러질 것이라고 본다. 아마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의 네거티브 선거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각 후보 사이에 막말, 말꼬투리 잡기, 상대방을 헐뜯는 네거티브 등이 시작되고 있다. 누군가와 논쟁할 때는 논점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 약점을 잡아 비난하고 공격하는 건 토론이 아니라 싸우자는 얘기다. 지금 민주당의 상황을 보라.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보다 '문비어천가'만 부르기 바쁘고, 서로 헐뜯고 약점을 잡아 공격하고 몰아세우는 전형적인 구태정치다. 우리 당도 민주당의 경선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최근 이준석 대표와 '녹취록 공방'으로 대표되는 갈등을 빚은 바 있는데.
"이준석 대표가 젊고 참신한 기대주로서 당 대표로 선출되는 기적을 보여줬다. 그 점은 국민의힘에 새로운 변화를 불어 넣어준 것이라 본다. 특히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당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 대표는 단순히 젊은 분위기를 이끄는 것으로 그쳐선 안 된다. 당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고 어려움이 있을 때 당을 하나로 묶어내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대표는 이에 대한 경험과 충분한 인식이 없다보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저는 이 대표가 앞장서야 할 대여투쟁은 소홀히 하고 철저히 거리를 둬야 할 경선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관심과 개입을 하는 게 위험하다 봤다. 지금까지 우리 당의 역사를 볼 때, 경선 과정의 불공정성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 실패를 또 반복하려 하는 이 대표에게 진심으로 조언을 하고 싶었고,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제 몸을 던져서 경선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이 대표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이고 당 대표로 당선된 이후에도 계속 조언을 해주려던 입장이었다. 이번에 논란이 좀 있었지만, 대표께서 공정경선 잘 지켜가겠다 약속하시고 국민들 앞에 겸허하게 사과까지 하신 마당이니 저도 심기일전해서 대표에게 협력하고 지원하겠다."

▶대선 후보로서 어필하고 싶은 강점이 있다면. 또 대표적인 공약도 소개해달라.
"저는 국가가 어려운 국민에게는 '국가찬스'를 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국으로 대표되는 '부모찬스', '기득권 찬스'를 갖지 못한 국민들에게 국가찬스를 드리겠다. 내 집 마련할 때는 절반을 국가가 투자해주고, 일자리에 있어서는 청년들이 18세부터 10년 동안 2천 만원의 '교육 카드'를 쓸 수 있게 지원해주겠다. 이를 통해 부모찬스 없이도 취업까지의 교육과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대표 공약이다. 또 다른 공약으로는 우리나라의 미래 30년 먹거리를 만드는 국가 성장 전략을 제시할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를 대표로 하는 산업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의 초고속 통신망을 바탕으로 한 정보화와 반도체 산업, 그 뒤를 이어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성장과 기회를 마련하겠다. 그 대통령이 바로 원희룡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회복을 돕는 '담대한 회복 100조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

▶여당 주자들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위험성만큼은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인성 바닥, 공약의 현실성도 거의 다단계 사기에 가까운 엉터리여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기법이 너무 뛰어나서 상당수 국민이 현혹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재명 후보의 '지사찬스' 활용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경기도만 자체 예산으로 상위 12%의 부유층까지 모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대놓고 국민 세금을 매표행위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도지사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는 건 너무나 중요하다. '이재명 은 합니다'가 구호인데, '이재명은 내 마음대로 합니다'인 것 같다."

▶대구 경북을 위한 공약은 어떤 게 있나.
"우선, 대구 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의 숙원사업이 조속히 완성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가덕신공항의 건설 여부와 상관없이 대구 경북 신공항이 여객·물류 등에서 항공 수요를 확보해 영남권 거점 공항의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주요 도시로부터의 접근성을 높이도록 신공항과의 연결 교통망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항뿐만 아니라 대구를 대표적인 세계 첨단 물 산업 도시로 만들겠다. 달성군의 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한국물기술인증원 개원으로 이미 그 초석을 다져놓았다. 세계적 문제인 물 부족 현상에 현명하게 대응하도록 기술력을 높이고, 스마트 수질 측정기나 누수 모니터링 등의 물 데이터를 통해 수질 안전 및 개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세계로 물 산업이 수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입장은.
"두 분 다 즉각 사면해야 한다. 한여름 땡볕 그 무더운 구치소에 이미 4년 가까이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옥고를 치르고 있는데, 법적으로 잘못한 건 인정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이 사안은 국가 위신에 관련된 문제고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돼선 안 된다. 경상도 사투리로 '그만 해라 많이 무따 아이가'라고 말하고 싶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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