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906010000655

영남일보TV

[전문의에게 듣는다] 선천성 심장병…심부전·청색증 나타나면 전문의 진료 받아야

2021-09-07

1천명당 8~10명 발생…아직 뚜렷한 예방법 없어
심실 하나인 기능적 단심실, 최소 3번 수술 필요
성인돼도 소아심장 전문의 지속적 관찰이 중요

2021090601000171600006552

최근 한 TV예능프로그램에 특별한 병력을 가진 의사가 출연했다. 부산 해운대구보건소 신승건 건강증진과장이다.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태어나 세 살 때 처음 수술대에 오른 그는 고교 1학년 때까지 총 세 번 가슴을 열었다. 그는 방송출연을 한 계기에 대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장질환을 앓는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제가 좋은 선례가 돼야 그들도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흔하게 생기지는 않지만, 그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면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것이 '선천성 심장병'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탓에 예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시 말해 발병 후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하는 것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문의들은 "어려운 질환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순히 그들 삶의 나날이 더 늘어나도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치료하고 있고, 이것이 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2021090601000171600006551
경북대병원 흉부외과 이영옥 교수

◆선천성 심장병이란

전문의들에 따르면, 선천성 심장병은 출생하면서부터 존재하는 모든 심장 기형과 기능 장애를 통칭한다. 선천성 심장병은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구조적, 기능적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다. 발생 빈도는 1천명당 8~10명 정도, 약 1%다. 아기의 심장이 만들어지는 시기인 수태 후 약 3주부터 8주 사이에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염색체 이상이 있을 경우 그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질환에서 명확하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예방법이 없는 질환이다.

증상은 크게 심부전과 청색증, 그리고 두 가지의 증상이 혼합해서 나타나게 된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질병마다 다르다. 심부전이 조기에 나타나는 경우 어린 신생아나 영아에서 수유 시 자주 쉬었다가 먹거나 호흡이 빠르고 흉부 함몰이 생기는 호흡 곤란을 보이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을 수 있다.

모유 수유를 할 경우 아이가 젖을 빠는 힘이 약하거나 한 번에 많이 먹지 못하기 때문에 자주 먹으려고 하고 배가 고프니 잘 자지 못해 부모들은 아기가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청색증의 경우 입술이 파래지긴 하지만, 신생아 시기에는 뚜렷하지 않다가 좀 더 자란 후 증상이 진행하면서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영유아 검진을 주기적으로 하는 덕분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장 흔한 선천성 심장병으로는 심방 중격 결손(좌심방과 우심방 사이 구멍)과 심실 중격 결손(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구멍)이 있다. 구멍의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는 경우는 저절로 닫히는 경우도 있어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하지만 증상이 없고 구멍의 크기가 작더라도 구멍을 통한 혈류의 흐름으로 결손 주위 판막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런 만큼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반드시 소아심장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면서 경과 관찰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단순 심기형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복잡 심기형이 많고, 각각의 질환에 따라 중증도도 다양해 치료가 필요 없거나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부터 여러 번의 수술을 단계적으로 받고 평생 경과 관찰을 해야 하는 질환까지 선천성 심질환의 범위는 아주 넓다.

예를 들어 기능적 단심실(기능을 하는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 경우)의 경우 출생 직후부터 정밀 검사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최소 3번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 아이가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종류의 부정맥, 간부전, 폐동맥, 고혈압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과 관찰과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환경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큰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이 과정에서 소아심장 전문의에게 반드시 진료받는 것이 좋다.

유아기 시절은 부모가 가까운 거리에서 자주 돌봐줄 수 있지만, 이후 초·중·고교에 들어가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나마 학교 교사와 부모가 긴밀하게 교류하며 챙길 수 있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할 경우 이런 보살핌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생활, 직장 생활, 가정 생활을 큰 문제 없이 할 수 있도록 소아심장 전문의는 지속적으로 아이, 그리고 아이 부모와 상담을 하면서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예방하기도 하고 치료해야 한다.

경북대병원 이영옥 교수(흉부외과)는 "선천성 심장병의 경우 수술로 완치가 되지 않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도 많고 증상이 없더라도 수술을 해야 하는 질환도 있다. 그런 만큼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꼭 소아가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소아심장 전문의에게 반드시 진료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소아 심장 전문의가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은 단순히 그 환자의 생명 연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평생을 좀 더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교류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