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TV

  • 대구 두류공원서 제18회 아줌마 대축제… 도농상생 한마당
  • 가을빛 물든 대구수목원, 붉게 타오르는 꽃무릇 군락

[달성,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다 .10] 도시자산 자연마을과 문화도시 추진 체계...전통문화·공동체의식 살아있는 '자연마을' 콘텐츠로 발굴 자원화

2021-09-15

2021091401000440900017941
달성군은 지난해부터 9개 읍·면을 대상으로 마을 특색을 살린 '주민 주도형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논공읍 남1리, 구지면 도동1리, 화원읍 본리1리, 다사읍 박곡리 마을의 환경 개선 모습. 가운데 사진은 유가읍 구례수선화 마을.

대구 달성이 가진 문화적 자산은 꽤나 다채롭다. 천혜의 자연 환경부터 역사·문화 자원, 인적 자원, 문화 활동 공간, 다양한 축제 등 문화도시가 지녀야 할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달성은 자연마을, 즉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촌락이 많이 남아 있다.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된 현재 사회에서 자연마을은 특별함을 갖는다. 역사와 전통이 깃든 마을 문화, 공동체 의식이 남아있는 문화적 자산이자 도시 자산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마을은 문화도시의 미래 자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양성, 참여성, 전통성 등을 바탕으로 문화도시의 한 축을 이룰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도시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달성,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다' 10편에서는 달성의 도시자산인 자연마을과 문화도시 추진 체계에 대해 살펴본다.

#1. 293개 자연마을은 달성의 자산

달성은 도농복합도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규모 공장지대와 논과 밭, 아파트 단지와 자연마을이 혼재한다. 산업단지와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변화된 달성의 모습이다. 1990년대 이후에만 10곳의 신도시가 달성에 자리를 잡았다. 죽곡 1·2지구를 비롯해 세천·서재·천내·다사·명곡·옥포·논공·구지 지구에 이어 테크노폴리스까지 차례로 조성된 것. 늘어난 일자리와 함께 정주여건이 개선된 신도시에는 수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대규모 인구 유입이 이뤄졌다.

통계청 주택소유 통계에 따르면 달성의 전체 거주세대(9만5천751세대) 가운데 71.1%(6만8천100세대)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 1990년 달성의 아파트 세대 수가 2천735호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나머지 28.9%(2만7천651세대)는 자연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달성에는 총 293개의 자연마을이 존재한다. 지역별로는 가창면이 66개로 가장 많다. 이어 화원읍(47개), 구지면(46개), 유가읍(35개), 현풍읍(30개), 하빈면(27개), 다사읍(23개), 옥포읍(20개), 논공읍(19개) 순이다. 자연마을은 크게 보면 지역의 문화자산이다. 마을별로 특색있는 전통 문화를 지켜오고 있어서다. 매년 정월대보름 당산제(堂山祭, 동제·동신제)를 지내거나 전통주인 하향주, 하빈들소리 등 시·도무형문화재의 맥을 잇는 곳도 존재한다. 민족 고유의 전통 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자연마을을 통해 엿볼 수 있다.


2만7천여 세대 293개 자연마을 거주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생활권 공유
마을축제·체육대회 함께하며 소통

郡, 문화도시 조성 시스템도 체계화
라운드 테이블·멤버십 등 적극 활용
마을가꾸기 사업 지난해 14곳 지원


특히 달성의 자연마을은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생활권을 공유하는 곳이 많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아파트 주민들과도 소통한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이장회의에 자연마을과 아파트 주민이 함께 참석해 각 마을의 이슈를 공유하거나 협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 읍민 화합한마당 체육대회, 친선 윷놀이 대회 등 마을 행사와 동제(洞祭)에 아파트 주민을 초대하기도 한다. 하빈 PMZ 평화축제나 다사선유문화축제 등 마을축제를 통해 서로 교류하고 화합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자연마을과 아파트 단지 간 결연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문화도시 추진단은 다양한 동네 문화공간을 발굴하고, 거점공간을 조성해 그 안에서 자연마을과 아파트 단지가 교류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달성 BnB, 문화 공유지 조성 사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주민들이 보다 자주 만나고 상생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댄다면 자연마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 자연마을의 자원화

달성군도 자연마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원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역사문화 자원, 경관 자원 등의 어메니티(amenity)를 고유한 콘텐츠로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 디자인·콘텐츠 개발 사업과 고택 활성화,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마을 디자인·콘텐츠 개발 사업으론 △하빈 PMZ 평화기념마을 조성 △낙(樂)·경(敬)·청(淸) 선비문화 허브 활성화 △낙동가람 수변역사 누림길 조성 △하빈 행복생활문화센터 조성 △화원 명천로 옹벽가로 경관 개선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다.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환경 개선이나 행사 운영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협동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서 책나눔 모임부터 우리 동네 음악회, 동네 이야기 전시회, 미술교육 행사 체험, 요리체험 프로그램, 다육이 아트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주민 주도형 '마을 가꾸기 사업'도 맥을 같이한다. 각 마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주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 민원 해결은 물론 공동체 의식 확산, 마을 환경 개선 효과를 얻었다.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마을만 14곳으로 1억8천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논공읍 남1리는 벽화와 유휴지 화단 조성을 통해 마을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최우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을 가꾸기 사업은 정주여건 개선과 함께 마을별 특색을 살릴 수 있어 도시재생의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문화도시 추진단은 달성군과 협의를 통해 문화도시 사업과도 연계해 나갈 방침이다. 도동서원 역사문화체험전시관, 테마관광마을, 스마트공원, 근로자테마거리, 서원·고택 음악회, 고택스테이 등 주민과 함께 마을을 활성화시키면서 문화적 활동도 늘릴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은 향후 법정 문화도시의 지정에 밑거름이 될뿐더러 미래 자산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3. 문화도시 추진 체계

달성은 특정 세대나 계층만으로 이뤄진 일부가 아닌, 개방적인 구조 속에서 모두가 만들어가는 문화도시를 지향한다. 또 주민-활동-장소-정책의 연결을 통한 도시 성장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문화도시 조성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과 거버넌스(governance) 생태계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달성군과 문화도시 추진단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했다. 첫 번째는 '달성군 문화도시 멤버십' 운영이다. 주거지에 상관없이 누구나 멤버십에 가입해 문화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관심사와 이슈를 공유할 수 있다. 달성 주민이 아니어도 의견을 낼 수 있는 만큼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문화도시 조성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장치는 문화도시 생태계의 기초단위인 '라운드 테이블'이다.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요소다. 주민들은 권역별·주제별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실험을 위한 계기를 마련한다. 기존 3개 분과(문화예술분과·생활문화분과·시민문화분과)를 기반으로 활동해 왔고, 올해 166개(507명)의 대화모임이 새롭게 형성돼 각종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달성군은 시민 주도 논의·실행 과정을 통해 사업을 보다 유연하게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예비사업 과정에 참여한 주민과 시민워킹그룹 활동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문화도시 사업이 도시와 주민의 삶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되는 것.

또 사업 추진·거버넌스 구축 현황을 토대로 예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작성된 (예비·본)사업 프로세스와 내용을 보완, 시민적 논의 내용을 반영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달성군은 문화도시 관련 부서도 14개과 24개팀 9개 읍면으로 확대했다. 이들 부서는 문화도시 사업에 대한 의견수렴 및 협의 기능을 전담하며, 사업 추진과정·결과 평가 등을 통해 피드백을 반영한다.

이외에도 △문화도시추진위원회 △시민의회 △문화도시위원회 구축을 준비 중이다. 조성사업 전반의 사항에 대한 심의·의결은 문화도시추진위가 담당하고 사업 이후 의제 논의 및 의결은 문화도시위원회가 맡게 된다.

타 도시와의 상생도 빼놓을 수 없다. 달성은 '호혜(互惠)'의 가치를 토대로 도시 간 동행을 지향한다. 이미 칠곡군, 성주군, 달서구와 함께 '칠(곡)성(주)달(성)달(서)' 네트워크를 형성, 통합적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공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워크숍에서는 도시 간 경험과 이슈를 공유하고, 네트워크의 가치·방향·목표와 전략을 설정한다. 앞으로 달성군은 타 도시의 정책을 비교·분석해 지역사업과 연계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공동기획 : 달성문화재단

기자 이미지

박종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