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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릴레이 .25] 한양여대 교수 김은주…배움의 발견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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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이로써 타인에 대한 통제능력을 행사하는 것'(지식엔진연구소, 2021)으로 정신적 학대의 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배움의 발견'은 부인과 자녀들을 가스라이팅하는 부친과 그런 부친에게 조종 당하는 모친과 형제자매들의 삶과 그들과의 관계를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담담히 풀어 쓴, 타라 웨스트오버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생증명서도 없고 학교나 병원 근처는 가보지도 못한 채, 폐철처리장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타라는 타일러 오빠의 권유로 대학 진학을 결심한다. 대학교육과 문명 공동체와의 만남을 통해 타라는 아버지의 거짓말과 가스라이팅, 숀 오빠의 폭행 등이 가정폭력임을 깨닫고 이에 맞서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는 집안에서 사악한 영(靈)이 쓰인 배신자로 낙인된다. 케임브리지 대학 박사라는 타라의 빛나는 학문적 성공이 가족과의 화해나 용서, 혹은 이야기 속 문제해결로 어느 정도 연결이 될 것으로 무의식 중에 기대했던 나는 당황스럽고 복잡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길은 관계의 '단절'이라고 한다. 다만, 통제와 억압 등이 만연하고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라면 아무리 가족이라 한들 단절된 채로 각자의 삶을 이어가는 것도 불행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타라의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그들은 이 책에 기록된 타라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까? 타라가 용기를 잃지 않고 행복한 삶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
김은주 <한양여대 교수>

☞김은주 교수는 '북 릴레이' 다음 편에 류은정 중앙대 간호대학장을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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