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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언택트 관광명소 .11] (카페 스토리) 오도리·이가리, 그리고 호미곶·구룡포 해안의 핫플

2021-10-11

커피향에 반하고, 바다향에 취하고…어디서 찍어도 '인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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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가리에 위치한 '페이지38'. 야외에 마련된 인디언존에서는 오션뷰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남기기에 그만이다. 카페와 테라스하우스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애견동반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바다를 가진 고장에서 바닷가는 특혜 받은 장소다. 그곳에는 희고 발그레한 벽들과 언제나 바다를 향하는 커다란 창을 가진 카페들이 있다. 바닷바람과 태양에 시달린 유쾌한 몰골로 그늘이 짙은 홀에 들어서면 돌연 커피향이 달려들어 눈이 커진다. 달고 쓰고 신 포옹 속에 이국의 나무와 꽃향기가 나고 갓 구운 빵과 감귤의 향이 난다. 두툼한 커피 향에 안겨 오래 머무르고 싶어진다. 얼음이 유리잔에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소리, 투명한 컵에 맺힌 물방울이 도르르 흘러내려 축축해진 손목, 의자가 드르륵 바닥을 긁는 소리에도 예민하게 굴지 않는 넉넉하고 차분한 마음이 된다. 그렇게 안겨 한층 먹먹해진 바다와 햇빛을 내다보면 이제 눈 밑이 떨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흥해 바닷가 카페·민박촌 들어서
다양한 커피·베이커리 맛 입소문
호미곶·구룡포도 숨은 명소 많아
바다 조망 뛰어나 곳곳에 포토존

◆흥해 갯마을의 카페들

포항 흥해의 오도리는 조용하고 한적한 갯마을이다. 너른 바다에는 고래 꼬리지느러미 모양의 주상절리가 차르르 드러나 있고 작은 간이 해수욕장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찾아들던 그 해변에 몇 년 전부터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 민박들이 촌을 이루기 시작했다. 바다를 담은 창과 커피는 기본, 천국을 선사하는 베이커리, 보석 같은 플레이팅, 자부심을 담은 시그니처 메뉴, 설레는 포토존 등 저마다의 특별함을 가진 공간들이다.

오도1리 입구의 마을회관 옆에 작고 하얀 카페 '섬목'이 있다. 오도리의 자연마을 이름이기도 한 '섬목'은 '길목마을'이라는 뜻이다. 메뉴는 단출하다. 음료 몇 가지와 매일 아침 끓인 제주산 단호박 퓨레와 팥을 넣은 빙수,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유부초밥이 있다. 정갈한 유부초밥 한 상 차림과 유부우동 세트는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깔끔하다. 예쁜 바구니에 담아주는 피크닉 세트도 있다. 돗자리가 포함되어 있으며 파라솔과 피크닉 소품도 빌릴 수 있다. 모래사장에 나의 식탁을 펼치면 그보다 더한 호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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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2리 마을의 언덕진 자리에 있는 카페 '어레인지먼트'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로 3층 모두 탁 트인 개방감을 자랑한다.

섬목 옆에는 '린도' 카페가 있다. 뜨락을 둘러싼 낮은 돌담 때문에 작은 제주라 불린다. 뜨락에는 야외테이블과 계절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정원이 있다. 2개의 건물이 연결된 내부 공간에는 테라스와 루프톱도 마련돼 있다. 따뜻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 마당에 앉아 마을 사람이 된 마냥 지나는 사람들을 본다. 컵홀더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파도에 누워 바람을 느끼는 곳'이라고….

'린도' 옆에 있던 치킨 맛집 '고래카페'는 최근 민박이 되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치킨 냄새가 난다면 바로 옆에 자리한 '웅 카페'가 범인이다. 민박과 편의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웅 카페'는 서른 가지가 넘는 커피와 음료, 11가지 종류의 치킨·핫도그·모둠 감자 등의 후라이드와 다양한 피자도 판매하고 있다. 옥상의 루프톱은 프라이빗한 느낌을 준다.

바다에서 조금 떨어진 도롯가에 위치한 '작은행복'은 이 동네의 터줏대감이다. 지금처럼 카페가 대중화되기 훨씬 전부터 '레스토랑&커피숍'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도리에 여러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하자 길가에 별도로 건물을 올리고 '카페' 이름을 달았다. 충분히 시원한 바다조망을 가지고 있고 뒤편 솔숲에서 드리워지는 그늘이 시원한 곳이다. 작은행복 맞은편에 있는 '풍경'은 펜션을 겸한 카페다. 간단한 편의점처럼 갖가지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엄연한 카페다. 앞쪽에 건물이 있어 전망을 다소 가로막고 있지만 바깥쪽 테라스는 바다와 눈 맞춤하고 있다.

오도1리에서 오도2리로 넘어가는 도로에서 보이는 콜로세움 모양의 건물은 '카페 포토피아'다. 사진 스튜디오와 카페를 겸한 곳으로 음료를 구입하면 스튜디오의 다양한 포토존을 이용할 수 있다. 카페 주문은 키오스크를 통해 이뤄지며 음료와 앙버터, 크림치즈 슬라이스 등의 브런치 메뉴가 있다. 베이커리 메뉴는 주문 즉시 조리하기 때문에 평균 10분이 소요된다. 무성한 수목으로 둘러싸인 야외 테이블과 다양하게 연출된 스튜디오 공간이 근사한 곳이다.

오도2리는 작은 내항과 방파제, 작고 새카만 몽돌과 갯바위가 있는 해변의 마을이다. 까맣고 파란 바닷가에 서 있는 하얀 2층 건물은 '카페 검디'다. 행잉 플랜트와 각종 화분, 수경 식물들이 싱그러운 곳이다. 잠봉 트러플, 잠봉뵈르, 샌드위치, 스파게티 등의 브런치 메뉴가 있고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이 이뤄진다. 옥상 루프톱에 기울어진 지붕면을 이용한 계단식 좌석이 있는데 비스듬히 기대면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다. 바로 옆에는 카페 '블랑도도'가 있다. 프랑스어로 '하얀 오도'라는 뜻이란다. 옥상은 바닥부터 테이블까지 모든 것이 순백색이다. 바다 쪽의 격자형 프레임은 그 자체로 액자가 되어 주는 포토 핫스폿이다.

마을의 언덕진 자리에 있는 카페 '어레인지먼트'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로 '2020 건축문화상' 우수상을 받은 곳이다. 총 3층으로 모두 대단한 개방감을 가진 오션 뷰를 가지고 있으며 층마다 야외 테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도리 카페 가운데 가장 북쪽에 위치한 '오도리오도시'는 컨테이너를 중첩시켜 만든 카페다. 작지만 다양하게 구성된 공간과 속빈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 등이 독특한 경험을 안겨준다. 2층 테라스에 있는 통로형 포토존은 각종 SNS에 회자된 장소다.

오도리 북쪽의 청진리에도 예쁜 카페가 있다. 청진3리 바다와 항구가 내다보이는 카페 '리페인트'. 일반 가정집이었을 법한 평지붕 단층 건물로 전형적인 갯마을의 한적함 속에 편안하게 자리한 카페다. 시그니처는 '청진 바다에이드(블루레몬에이드)'와 '핑크 선셋 에이드(청포도에이드)'로 포항 바다를 닮은 아름다운 빛깔을 가졌다. 매일 조금씩 바뀌는 오늘의 디저트는 플레이팅이 보석 같다.

청진1리 언덕에 자리한 카페 '그리고, 청진'은 마을과 바다가 내다보이는 곳이다. 시그니처로 '청진비치슈페너'와 '홍차크림라테'가 있고 딸기와플, 인절미 와플 등 다양한 와플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청진리 북쪽 이가리에는 '페이지38'이 있다. 카페와 테라스하우스 펜션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애견동반이 가능하며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을 만큼 대단히 넓다. 야외에 마련된 인디언존에서는 오션뷰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남기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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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리에 위치한 '네스트 코퍼레이션'. 큰 규모의 베이커리 카페로 키 큰 해송과 갯바위를 내다 볼 수 있는 야외자리가 인기다.

◆호미곶과 구룡포의 카페들

태양을 맞이하는 호미곶에도 해안길 따라 여러 카페가 있다. 희망과 기대를 의미하는 카페 '에스페란자'는 '상생의 손' 바로 앞에 자리한다. 100% 호미곶에서 재배된 밀로 만든 '호미곶 통밀 빵 샌드위치'와 '가장 완벽한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구만리 대보항의 디오션 펜션 2층에 자리한 카페 '오핑'은 건물 외관만 보고 살짝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여기저기 놓인 LP판, 비스듬히 기대 서있는 기타, 하얀 패브릭이 드리워진 푹신한 의자, 이국의 온실처럼 곡선의 지붕을 가진 테라스가 있고 바다를 담은 커다란 통창 앞의 테이블은 모두를 위해 비워진 포토존이다. 무엇보다 크로플과 바스크 치즈케이크 맛집으로 이름나 있다.

대천리 방파제 근처의 '헤리엇 커피'는 뾰족한 지붕의 외관이 독특해 눈에 띄는 곳이다. 좌석이 모두 바다를 바라보도록 세팅되어 있으며 라떼 맛집이다. 대보리의 '더 자리'는 베이커리 카페로 마당 넓은 2층 집이다. 정원은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하며 다양한 모양의 테이블과 예쁜 포토존이 많기로 유명하다.

강사리에 위치한 '네스트 코퍼레이션'은 큰 규모의 베이커리 카페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라임과 사과, 말차로 만든 '호미곶 슬링'과 더치커피와 솔티드 크림으로 만든 '심해커피'가 있다. 키 큰 해송과 갯바위를 내다보는 야외자리가 인기다.

구룡포 삼정리에는 자그마한 삼정섬에 홀로 자리한 카페 '포인트'가 있다. 포항에서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었던 카페 '포인트'는 지난해 9월 태풍에 큰 피해를 입고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다시 문을 열었다. 카페의 이름처럼 사방이 포인트다. 파도 위에 떠 있는 듯해 어디를 봐도 푸르다. 게다가 모든 메뉴가 훌륭하다는 평이 있다.

구룡포 해수욕장에 위치한 '카페 루치아'는 창가에 앉으면 모래밭에 발을 딛고 있는 기분이 들고 천연원료를 사용한 저지방 젤라또와 크루아상이 환상적이다. 호미로 변에 위치한 '안녕 구룡포'는 감성 카페로 이름난 곳이다. 앞집의 초록 지붕 너머 바다가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옥상의 벤치에 앉으면 해변의 선 베드에 누운 느낌이다.

구룡포 하정리에는 '카페 파도'가 있다. 테라스에 그랜드피아노가 놓여 있고 내부는 깔끔하면서도 이국적인 소품들로 가득하다. 커피류는 구수하고 밸런스가 좋은 '선셋'과 산미와 산뜻한 부드러움이 있는 '선라이즈'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시그니처는 '파도라테'다. 내용물이 푸짐한 샌드위치와 피자도 인기다. 빨대 깃발에 귀여운 문구가 적혀 있다. '안 생길 것 같죠? 생겨요. 좋은일.'

글=류혜숙<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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