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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동구지역자활센터 뉴클린카 사업단이 한국환경공단 주차장에서 출장 세차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1. 대구 신세계백화점 8층에 가면 '커피박 업사이클링' 매장이 있다. 이곳에선 버려지는 '커피박'(원두 찌꺼기)을 연필로 변신시킨다. 글을 쓰면 커피 향이 나는 '커피 연필'이다. 대구 중구자활사업단이 찌꺼기 그대로 화단 퇴비나 방향제로 사용되는 커피박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입힌 제품이다. 이렇게 손을 거친 커피박은 열쇠고리, 화분으로도 재탄생해 판매된다.
#2. 대구 동구와 달성군 지역 자활센터에서는 '찾아가는 친환경 스팀세차'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종이컵 한 컵 정도의 물로 중형차 한 대를 세차할 수 있는 스팀 청소 기술을 도입해 오·폐수 발생 없는 친환경 출장 세차에 나서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출장 세차도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 한국환경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조폐공사, 한국부동산원 등 공공기관에서 골목상권 활성화와 지역 상생을 위해 많이 이용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커피박 업사이클링 매장과 출장 세차는 일할 능력이 있는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자립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자활사업장이다. 이 외에도 집수리, 청소, 음식업, 부품 조립 등 업종도 다양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저소득층에게 자활사업은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8개 구·군 '지역자활센터 9곳·광역자활센터 1곳' 운영
공익서비스 제공해 소득 올리며 사회공동체 실현 구조
올해 2500명 자활사업 참여 305억원 소득창출 효과 거둬
'개인 저축액+정부 지원자금 매칭' 자산형성 사업도 눈길
대구시는 내년에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활사업 참여 인원을 올해보다 500명 더 늘어난 3천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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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신세계백화점 8층 '커피박 업사이클링' 매장은 원두찌꺼기를 재활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자활사업장이다. <대구시 제공> |
◆저소득층 버팀목 '자활사업'
2000년부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근거해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시민의 자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저소득 시민이 지역 사회에 공익서비스를 제공해 소득을 올리면서 사회공동체도 실현하는 구조다.
대구에는 8개 구·군에 9개 지역자활센터와 1개 광역자활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자활센터는 대구시, 8개 구·군과 협력해 교육, 사례관리, 자활 근로 및 자활기업지원, 자산형성지원 등의 사업을 펼쳐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한다.
자활사업에 입문하려면 먼저 게이트웨이 과정부터 거쳐야 한다. 본격적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하기 전 상담 및 교육과 함께 개별사례에 대한 컨설팅을 받아 자활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본격적인 자활사업은 특성에 따라 6개 유형으로 진행된다. △근로유지형 △사회서비스형 △시장진입형 △인턴·도우미형 △시간제 △청년자립 도전 등이다.
근로유지형은 현재 갖고 있는 근로 능력과 자활하려는 의지를 계속 유지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근로활동을 유도하는 자활 근로 사업이다. 주로 구·군에서 시행하는 환경정비, 공공시설물 관리 등 단순 노무 활동을 한다.
사회서비스형은 무료 집수리, 청소, 공동작업 등 지역사회 공익을 증진시키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활능력을 개발하고 근로 의욕을 고취한다. 이는 시장진입형 자활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시장진입형은 일반 노동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고 일정 매출액이 발생하는 매장형 일자리다. 커피전문점, 음식업, 세탁업 등에서 일할 수 있다. 자활기업으로의 창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인턴·도우미형은 기초자치단체, 지역자활센터, 사회복지시설 및 일반업체 등에서 자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기술 및 경력을 쌓은 후 취업으로 연결한다.
시간제는 하루 종일 일할 수 없는 저소득층을 위한 자활 근로 사업이며, 청년자립도전은 만 18~ 39세의 청년들에게 맞춤형 자립을 지원하는 유형이다.
자활센터는 올해 다양한 특화사업을 시도했다. 집수리, 청소, 음식업, 부품 조립 등 전통적인 자활 사업에 이어 아이스팩 재활용, 사회적 경제와 접목한 커피 매장, 공동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고 규모화를 도모하는 세탁사업, 전통시장 배송 등 14개 업종의 사업유형에 걸쳐 145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 들어 11월까지 총 2천500여 명이 자활사업에 참여해 305억원의 소득 창출 효과를 거뒀다.
◆정부지원금 나오는 희망통장
저소득층 자립을 위한 자산형성지원 사업도 눈길을 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일을 하고 번 돈을 저축할 경우 정부자금으로 매칭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희망저축계좌를 통해 본인 저축액(10만원)에 정부자금 30만원을 지원 받는다.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면서 본인 소득이 600만~2천400만원 이하인 청년에게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통해 본인저축액(10만원)에 10만원의 정부지원금을 매칭 지급한다.
대구 달서행복자활센터 자활사업단 소속 A씨는 대학에 진학할 딸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매월 10만원씩 통장에 넣고 매칭으로 정부지원금을 받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자산형성지원 사업을 통해 통장을 새로 개설한 사람은 모두 956명이다. 이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매칭 지원금은 54억8천600만원에 이른다.
지난 3년 동안 2천677명이 통장을 만들어 유지하고 있다. 통장지원사업은 3년 만기 시 720만원에서 최대 1천440만원에 이어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 자립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 있다.
거주지 관할 주민센터 및 복지로(www.bokjiro.go.kr)를 통해 희망저축계좌는 내년 4월, 청년내일저축계좌는 내년 7월부터 신청·접수 받는다.
박재홍 대구시 복지국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안주하지 않고 자활사업을 통해 스스로 자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당장은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자활사업을 추진해 공공성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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