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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습경보에 갈팡질팡, 과연 울릉만 그럴까

2022-11-04

북한이 그저께 우리 영해 밖이지만 NLL 이남 울릉도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분단 이후 처음이다. 이날 울릉도에 미사일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어떤 상황인지 몰랐던 일부 주민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애도 사이렌으로 여기고 묵념을 했다. 일부 공무원은 지하 벙커로 대피하기 바빴다. 울릉도 학생들은 공습경보에도 학교 내에 머물거나 운동장에 모였다. 울릉도에는 대규모 지하 방공호가 없다. 유사시를 대비한 자체 매뉴얼조차 전무하다.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따를 뿐이라고 한다. 유사시였다면 울릉 주민의 인명피해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핵 개발을 마치고 각종 미사일 체계를 완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은 걸핏하면 미사일을 쏘아댄다. 남쪽을 향해 어느 때든 미사일 공격을 할 태세다. 우리 군은 맞대응 사격은 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 접경지역을 빼고는 울릉도 주민처럼 국민 대다수가 전시상황에서 자신이 대피할 장소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시설로 대피하는 정도만 안다. 화생방 공격을 당하면 방독면과 해독제가 필요하지만 이를 갖춘 가정과 직장이 있기는 한가. 유사시 "국민 각자 알아서 행동하라"라는 식이다.

전쟁 발발 시 민간인 사상자 수가 군인보다 훨씬 많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만 열지 말고 당장 국민에게 전시 행동요령을 알려야 한다. 우리는 이태원 참사에서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적절한 대처는커녕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전쟁이 나면 이보다 수천 아니 수만 배나 피해 규모가 크다. 국민 희생을 막아야 하는 게 국가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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