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202010000142

영남일보TV

[취재수첩] 진화하는 학교폭력

2022-02-03

[취재수첩] 진화하는 학교폭력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힘들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역시 SNS나 메신저다. 하루만 사용을 못 해도 기본적인 소통은 물론 업무에도 차질이 생긴다.

20세가 되고 스마트폰을 접한 입장도 이런데 유년기부터 스마트폰과 성장한 세대는 어떨까. 아이디가 정지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곤혹스러운 처지가 될 것이 뻔하다.

최근 일선 학교에서 다른 학생의 아이디 정보를 빼앗는 신종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이디를 판매하고 푼돈을 챙기기 위함이다. 아이디는 불법광고 등에 활용되고 신고를 당하면서 정지되는 일이 다반사다.

학교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현실을 넘어 온라인으로 범위가 넓어졌고 그 형태도 달라졌다.

기성세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으나, 현재 10대들에게 아이디는 단순한 정보가 아닌 또 다른 자아라 할 수 있다. 계정 사용이 중단되면 복구하는 데 몇 개월이 걸린다. 그동안 피해를 당한 학생은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이디를 빼앗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부탁을 가장해 아이디를 빌려달라고 접근하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따돌림을 하는 교묘한 방식도 동원되고 있다.

힘의 우위를 이용한 학교폭력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동의를 얻었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정보 누출로 인한 2차 피해를 고려하면 철없는 장난으로 넘길 수 없다.

교육청과 경찰청은 신종 학교폭력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서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계정 빼앗기 외에도 온라인 공간에서 괴롭힘을 행하는 '사이버 불링'이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합성 '딥 페이크' 등 기술 발전에 따른 신종 학교폭력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트라우마(trauma)'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준 사건을 뜻하는 그리스어 '트라우마트(traumat)'에서 유래된 단어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규정한다.

어린 시절 겪은 학교폭력에 대한 기억은 어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불안, 열등감을 자주 느끼거나 타인에 대한 불신이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 지난해 유명인들의 과거 학교폭력 이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우태기자〈사회부〉

기자 이미지

정우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