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통시장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대형마트의 공세 속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는 통계에서도 입증된다. 대구시와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지역의 전통시장은 146개로 5년 전보다 4곳(2.7%)만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매출 또한 상승세를 타며 대형마트의 80% 수준까지 추격했다. 같은 기간 대형 유통업체의 점포 감소율이 20%에 달하고, 매출이 정체기에 접어든 점을 고려하면, '전통시장의 몰락'을 예견했던 전문가들의 우려를 무색하게 만든 결과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지표상의 수치에 안주하기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작금의 매출세는 고물가 시대에 '착한 가격'으로 맞선 상인들의 버티기 전략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맞물려 만들어낸 '생존 투쟁'의 결과에 가깝기 때문이다. 상인 고령화와 수익성 악화라는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전통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결국,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효율성이 아닌 '대체 불가능한 경험'에서 찾아야 한다.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이 입증했듯, 노년층의 향수와 청년 세대의 '힙(Hip)'한 감성이 어우러지는 지점에서 전통시장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낡음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빈티지한 매력과 전통으로 승화시켜낼 때, 대형마트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특유의 가치를 갖는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전통시장의 단순한 시설 현대화나 선심성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통시장이 지역의 서사를 담아내는 '로컬 브랜딩의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 해외 유수의 시장들처럼 유통 기능을 넘어 '사람 냄새' 나는 문화관광 명소로 진화할 때, 비로소 전통시장의 자생력은 완성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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