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100명 중 6~8명꼴 나타나…남아가 여아보다 3배가량 더 많이 발생
관심 받으려 부정적 행동하다 사회생활 능력 떨어지고 성인기까지 지속
조기발견해 약물 및 심리·사회치료 병행 필요…꾸준히 치료시 호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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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TV상담 프로그램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hHperactivity Disorder)'다. 그 나이 또래에서는 보기 힘든 거친 말투와 행동으로 상담에 나선 전문가들은 "ADHD 아이 1명이 자녀 10명을 키우는 것만큼 힘들다"고 걱정한다. 또 ADHD는 제대로 치료해주지 않을 경우 평생 지속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를 보면 소아 ADHD 환자의 경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3만8천450여 명이던 소아 ADHD환자수는 2020년 4만7천270여명으로 22%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요양급여비용총액도 크게 늘어났다. 0~9세 요양급여비용총액은 2016년의 경우 59억원에서 2020년 96억원으로 62%가량, 10~19세는 같은 기간 116억원에서 164억원으로 41% 증가했다.
◆ADHD, 아동기 가장 흔한 정신질환
부주의와 과잉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ADHD는 아동 100명 중에 6~8명에서 나타나는 아동기의 가장 흔한 정신건강 질환이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자 아동에게서 3배 더 많이 나타난다.
대부분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와 같은 단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대중매체에 의해 많이 다뤄지면서 이전보다는 ADHD라는 질병 이름에는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ADHD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것이 △정신만 차리면 집중할 수 있는데 네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 △나도 어릴 때 그랬는데 지금 괜찮으니까 너도 나이가 들면 없어질 거다 △부모가 잘못 키워서 그런 것이다 △저 아이가 나를 골탕 먹이려고 다 알면서 일부러 저렇게 행동한다 △좋아하는 것에는 집중을 잘하니까 ADHD가 아니야 등의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ADHD는 분명한 뇌의 기능적 이상을 가진 신경발달장애"라고 말했다. ADHD를 가진 아이들은 다른 뇌 부위에 비해 늦게 발달하는 전전두엽의 기능 이상을 보인다. 또 정상발달을 보이는 아이들의 대뇌피질이 가장 두꺼워지는 나이가 7.5세인 것에 비해 ADHD 아이들의 대뇌피질은 10.5세로 3년 정도 뇌 발달이 느리다.
더욱이 이러한 이상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면서 아동과 청소년기 ADHD의 60% 정도는 성인기까지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런 탓에 의료계에서는 성인의 2% 정도가 ADHD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왜 생기고 어떻게 치료하나
ADHD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영향이 71~90%로 매우 높다. 환경적 영향 원인의 대표적인 예로 임신했을 당시 산모의 흡연을 들 수 있다.
특히 ADHD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함께 이런 증상이 '자라게' 된다. ADHD 아동에게는 적대적 반항장애 및 품행장애·불안장애가 25~33%로 가장 많이 동반되고, 성인의 경우 불안장애·기분장애가 30~50% 정도로 동반된다. 학령기 ADHD 아동은 학습 문제가 발생하지만 동반되는 질환으로 인해 다른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칭찬 받기가 힘들어서 부모나 선생님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부정적 피드백을 받게 되어 지속적 실패와 자신감의 손상을 경험한다.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가 되면 충동적 행동이 나타나고 쉽게 좌절하고 문제해결 능력과 사회생활 능력이 떨어지고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성인까지 이어지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처리해야 하는 업무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다. 중요한 약속이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급하고 욱하는 성격으로 부부관계의 불화나 계획성 없는 돈 관리 등으로 일상 생활의 수행과 결혼 생활,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여기에 교통사고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ADHD치료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꾸준한 약물치료는 장기적으로 뇌의 기능을 호전시켜준다.
ADHD의 치료 약물에는 중추신경 각성제,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알파 작용제가 있고 이 중 중추신경 각성제를 가장 많이 쓴다. 아이들이 약물 복용 후 성적이 오르고 선생님과 엄마에게 칭찬받았다고 기분 좋아하며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을 단기간 복용한 후 중단하면 이전 증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장기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는 중단하더라도 주의력, 과잉행동의 문제가 이전처럼 악화되지 않는다. 또 약물을 서서히 증량하는 경우나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 약물 부작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약물치료와 함께 ADHD 비약물적 치료도 이뤄지게 된다. 부모 교육과 상담, 가족 치료, 부모 행동 훈련, 사회기술훈련 등의 다양한 심리·사회적 치료가 대표적이다. 장기 추적 대단위 연구 결과를 보면 약물 및 심리·사회적 치료가 같이 시행되었을 때 ADHD 증상 호전 비율이 68%로 가장 높았고 약물치료만 했을 때는 56%, 심리·사회적 치료만 했을 때는 34%의 증상호전을 보였다. 그런 만큼 두 가지 치료를 같이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는 뚜렷한 약물치료 효과에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의 ADHD 아동이 치료받는 비율이 55%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ADHD 아동 중 10~16%만 치료를 받고 있다. 즉 '도움이 필요한'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정에서, 학원에서 '문제가 많은' 아동으로 취급되면서 치료 기회를 놓치고 그 결과 또 다른 질병이 아이들에게 자라나도록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경북대병원 정운선 교수(소아정신건강의학과)는 "아동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ADHD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 ADHD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다 함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빨리 식별해 적절한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정운선 경북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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