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범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4일 영남일보를 찾아 대구 경제 발전방안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권 예비후보는 유권자를 향해 대구를 잘 알면서도 새로운 인물이 대구시장으로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대구시장 선거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유력 대권 후보를 지냈거나 보수정당 지도부에 몸담았던 인물과 전직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법조인, 언론인, 기업인 출신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면서다. 국민의힘 권용범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지역 경제가 수 십년 째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게 산업구조 변화의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권 예비후보는 4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감과 여백'을 기치로 청년부시장제 도입과 1조원 규모의 청년 창업펀드 조성, 데이터인포메이션 센터 건립(가칭) 등의 공약을 내걸고 대구 경제 회생을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포항에서 태어나 대구 능인고, 경북대를 졸업한 뒤 40여 년을 대구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역에서 반도체·신소재 관련 벤처기업을 하면서 사회인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는 제 인생에 있어서 사회에서 출발을 할 수 있고,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곳이다. 그런 대구는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있어 중심에 있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현재 대구의 위치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대부분의 지표가 17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상당히 힘든 상황이다. 대구에 미래가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있다, 없다'를 논하기에 앞서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래 설계를 정치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경제적, 생활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어떤 후보는 하방(下放)하겠다고 하고, 어떤 후보는 전직 대통령이 도와주신다고 하면서, 마치 대구를 외부인들의 전유물이 되는 것 같아 대구의 20~30년 미래를 설계하는 데 제 경험을 사용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 유력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번에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중앙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대다수다. 양강 뿐만아니라, 나머지 후보들도 그렇다. 그분들 모두 고향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기에는 대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무엇보다도 대구 시민들은 이제 대구가 바뀌어야 할 때고 지금 못 바꾸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발하는데, 새 인물을 택해야 하는 게 기본적인 상식인데도, 올드보이의 귀환이나 옆집에서 인물을 빌려오는 건 대구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 본다. 이준석 대표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당시 경쟁했던 나경원, 주호영 후보의 자질 부족이라기 본다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었다고 본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에게 80%에 육박하는 지지를 보내준 것도 변화에 대한 갈망이라고 본다. 대구시민들의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시민들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틀림없이 대구를 잘 알고 진단하는 새로운 사람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
▶당내 경선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야말로 황당하다. 홍준표 의원이 대구로 하방하겠다는 표현을 썼을 때부터 황당했다. 대구는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 중심에 있었지 결코 변방에 있지 않았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왜 대구의 미래를 위한다면서 본인을 위해 대구에서 정치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왜 대구시민이 볼모가 돼야 하나."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다.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 미칠 것으로 보나.
"파괴력은 없을 것으로 본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년간 고생한 데 대해 대구시민들이 안타까워하고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제가 유 변호사라면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아주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도 거부할 것이다.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을 일각에서는 '박근혜 씨'라고 부르는데, 유 변호사의 행보야말로 박 전 대통령을 '박근혜 씨'로 전락시키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대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대구의 산업이나 경제 구조의 패턴이 바뀌는 시기가 궤를 같이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 구조가 IMF 이전에는 제조업 중심에서 그 이후에는 IT나 첨단 지식산업 쪽으로 변하게 됐다. 하지만, 대구는 IMF 끝나고 섬유 산업은 사라지고 자동차 부품 산업이 중심에 있고 다른 산업들이 있었다. 왜 대구가 IT 산업 중심으로 못 바꿨는지 살펴보면 문희갑 전 시장 임기 당시 IT 산업 육성의 기반을 닦고 조해녕 전 시장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조 전 시장이 본인의 힘을 발휘하기도 전에 지하철 참사가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산업구조 개편의 터를 닦고 집을 지어야 하는 단계에서 안타까운 참사를 수습하면서 대구 경제도 제자리에 서게 됐다. 이제 대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산업구조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여기에 대한 방향을 제대로 잡고 나아간다면 새로운 30년과 40년을 열어갈 수 있다고 본다."
▶대구 발전에 대한 계획이나 구체적인 공약을 밝혀달라.
"저는 '대구에 무엇을 해주겠다. 공단을 개발하겠다'는 식의 눈에 보이는 쇼는 하지 않겠다. 지금껏 대구가 땅이 없어서 기업이 안 왔나. 사람이 없어서 안 왔나. 그게 아니지 않나. 저는 공감과 여백이라는 가치를 기본 바탕으로 두려고 한다. 공감이라는 건 세대 간, 계층 간, 남녀 간, 산업군 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미래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여백이라는 건 미래에 대한 비전이 제대로 안 나온다면, 무분별한 개발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 미래는 미래에 맡기기 위해 '청년부시장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청년부시장이 행정에 관여하고 인사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진짜 대구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하는 것이다.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토록 하고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조언하고 어긋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다. 또 '청년 창업 펀드'를 조성해서 재임 기간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서 절반을 대구시, 나머지 절반은 중기부나 산자부 등 중앙정부에서 충당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하고 실패했을 경우 과정이 정당하고 유의미했다면 어깨를 두드려 줘야 한다. 또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세상은 정신적 풍요와 행복을 향해서 갈 것인데, 이를 위해 디지털데이터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데이터도 디지털화 해서 모으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는 데이터 인포메이션 센터를 대구에 만들 생각이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권용범= △1965년 경북 포항 출신 △대구 능인고·경북대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졸업 △대구경북벤처기업협회장 △전국지역혁신기업연합회 수석대표 △대구미래대학 학장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국민통합위원회 산업정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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