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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패배 수습·차기 전대 앞두고 격량 속으로…계파 갈등 조짐

2022-06-06
민주당, 패배 수습·차기 전대 앞두고 격량 속으로…계파 갈등 조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일 대선 및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당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지방선거 패배 진단이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이재명계와 비( 非)이재명계가 명확한 시각 차이를 확인하면서 당의 내홍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 중진 단감회·연석회의선 '조기전대 불가' 뜻모아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일 당내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방선거 패배 및 비대위 총사퇴 이후 당 수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진표 설훈 김상희 김영주 김태년 노웅래 안규백 우원식 이인영 홍영표 의원 등 4선 이상 의원들이 주로 참석했다.

박 원내대표와 중진들은 이 자리에서 당내 일부가 제기하고 있는 조기전대는 개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차기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8월에 여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조기전대를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며 "당헌·당규에 정해진 대로 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오늘 간담회에서는 어려운 당 상황 속에 당내 통합과 단결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오갔다. 당의 현재 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철저한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진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도 당 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정치권에 다르면 연석회의는 대부분의 소속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계양을에서 승리한 이재명 상임고문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회의에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 상임고문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쇄신하고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반명계에선 "쇄신 대상은 다름 아닌 이 상임고문"이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고문은 물론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틀째 공개적 발언을 삼가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 고문의 측근인 한 수도권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친문을 중심으로 불만들이 많이 터져 나오는 것 같은데 예상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당장 우리 쪽 의원들끼리 집단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승리'로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으나 사실상 완패와 다름없는 만큼 일단은 자숙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 패배 책임론 둘러싼 계파갈등 확산
민주당으 이날 패배 책임을 둘러싼 내부 충돌이 차기 당권 싸움으로 번지며 묵은 계파 갈등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특히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자로, 이재명 고문을 지목하며 대대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소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프레임을 동원해 지방선거 전면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았다는 주장이다. 과거 '친문 핵심'으로 분류된 홍영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을 심판한 것"이라며 "(이 고문은 대선 때 자신을 지지했던) 1천614만명이 뭉쳐서 도와줄 것이라는 위험한 생각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으로서는 참사였다.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대선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결정적이었다"며 "이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였다"고 비난했다.

이날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나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의원들이 모임을 잇따라 해체한 것도 결국 계파 갈등을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모임 해체는 계파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라는 게 의원들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계' 인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즉 비이재명계에서 이재명계 인사들이 이재명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도전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지 못하도록 '미리 차단막'을 쳐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파로 오해될 수 있는 의원 친목 모임을 해체하기로 했다"면서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은 당시의 인연을 이어가고자 몇 차례 친목을 다졌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친목 모임 해체 결정이 당내 분란의 싹을 도려내고 당이 새로 태어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서로 간의 불신을 넘어야 새로 태어날 수 있고,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거의 동시에 정 전 총리 측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도 해산을 결정했다. 이 포럼 좌장을 맡은 김영주 의원은 이날 이원욱 의원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럼 소속 의원 61명은 더 큰 통합의 정치를 지향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경륜과 능력을 실현하고 더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었다"면서도 "당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포럼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고 더는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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