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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조생종 복숭아 농가 "열대야가 밉다...과실 삶긴 느낌"

2022-07-19

낮밤으로 고온에 시달려 물러지고 크기마저 작아져

"씨알 굵어져야할 시기 열대야 겹쳐 가격까지 하락"

경산시, 이상기후 대응 과원 피해예방 기반조성 총력

비가림 시설 농가 등에 공기순환팬과 환풍시스템 지원

낮밤으로 고온에 노출돼 물러진 조생종 복숭아가 판매를 할 수 없어 지난달 24일 경산시 남산면의 한 과수원 바닥에 버려져있다. (남산면 농민 제공)

지속되는 가뭄에다 기온까지 높아져 경산지역 복숭아 재배농가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일찍 찾아온 무더위 때문에 조생종 '선프레이'는 한창 발육할 기간에 열대야까지 덥쳐 피해가 컸다.

남산면에서 조생종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14일 "비가 오지 않아 복숭아 발육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예년보다 올 여름 더위가 일찍 시작하면서 밤에도 온도가 높은 날이 많았다. 복숭아는 서서히 익어야하는데 날씨가 너무 뜨거워 고온에 갑자기 삶아졌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며 작황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또 "수확을 하다가 버린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낮밤으로 높은 온도에 오래 노출된 복숭아는 물러져 출하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수확한 복숭아의 크기는 작고 당도까지 예년보다 다소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경산시 농업기술센터가 자인면 북사리에서 관측한 6월1일~7월13일 농업 기상 현황을 보면 평균기온은 25.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높았다. 특히 선프레이의 씨알이 굵어져야하는 시기인 지난 6월26~30일에는 밤 최저기온이 25℃ 가 넘는 열대야가 4일간 발생하기도 했다. 강수량은 162.5㎜로 지난해보다 37㎜가 줄었다.

김종철 농협경제지주 경산시 연합사업단 단장은 "요즘 같은 가뭄과 고온에는 복숭아가 겉은 익었지만 속은 덜 찬다. 상품의 상태가 떨어지다보니깐 선프레이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격이 2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확량이 줄어든 건 자두도 마찬가지다.

와촌면에서 2만9천여㎡(9천여평)규모의 과수원에서 자두와 복숭아 농사를 하고 있는 농민은 "자두는 오히려 지난해 보다 당도가 더 나아졌는 것 같지만 가뭄으로 발육이 부진해 수확량이
30%가량 큰폭으로 떨어져 수익은 줄었다"고 말했다.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복숭아뿐만아니라 포도농사도 비상이다.

포도알이 비를 맞고 갈라지는 현상을 막고 당도도 높이기 위해 설치한 비가림 비닐이 가뭄과 고온때문에 열을 가두고 있는 '한증막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포도는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착색불량·과실비대 저하·숙기지연 등으로 품질이 떨어진다. 또 강한 햇빛을 오래 받으면 과실 등에 이상이 생기는 일소증상으로 양분 축적에도 지장을 줘 다음해 생육까지 영향을 미친다.

경산시는 이러한 고온피해를 막기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우스와 비가림 시설 농가에 공기순환팬과 공기환풍시스템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정체된 더운 공기를 외부로 순환시켜 고온장애를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공기순환팬은 재배면적 0.2㏊당 400만원, 공기환풍시스템은 450만원으로 총 10.4㏊ 면적에 2억8천만을 투입했다.

시는 이상기후 대응 과원 피해예방 기반조성을 위해 총 6억원의 국비 도전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봄철에는 서리 및 저온피해 예방을 위해 노지과수에 열풍방상팬 등 설치를 지원한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이상기후 현상이 이제는 상시화됐다. 봄철이면 서리와 냉해피해로 농가 재난지원금 지원도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까지 총 12억원의 이상기후 대응 피해예방 기반조성 사업예산을 확보해 과수의 안정적인 생산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