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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한국문학]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언어 살리기

2022-07-21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독특한 정서 간직한 지역어

세대별 사용 편차 심해 위기

문화적 가치 보전·계승 위해

지자체·언론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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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호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유네스코는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 지도'라는 책을 발행하고 있다. 이 책은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의 사용자들과 관련 정책 입안자 및 일반 대중에게 경각심을 고취하여 세계의 언어 다양성을 보전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유네스코는 전 세계에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언어를 조사하여 등급을 매기고 경고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인류 언어문화의 다양성을 보전한다는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유네스코는 '언어의 생명력과 소멸 위기 체계'를 바탕으로 총 6개의 단계로 언어의 생명력 또는 소멸 위기의 정도를 구분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언어의 세대 간 전달'이다.

2010년 12월에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소멸 위기 단계 언어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재했다. 그런데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어는 비단 제주어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지의 지역어가 모두 이러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언어의 소멸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2005년부터 5년마다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평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을 묻는 조사에서 표준어라고 한 응답이 2010년에는 38.6%, 2015년에는 54.5%, 2020년에는 56.7%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하는데, 이는 지역어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1년 세대별·지역별 언어 다양성 조사에서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20대와 50대, 80대를 조사하면서 지역 언어 사용의 세대별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특히 20대는 표준어를 거의 사용하고 있었다. 아마도 20~30년 후에는 지역 언어문화의 특색을 간직하고 있는 말이 거의 없어질 것 같다.

다행히 제주도는 제주어 보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어의 문화적 가치를 보전하고 계승하기 위해 2007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방언에 관한 조례인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했다. 최근 제주도의회에서 소멸 위기 제주어의 보전·육성을 위해 '제주어 박물관' 설립을 추진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런데 2019년 기준 전국 지자체의 조례 제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어 진흥 조례가 전국 99개 지역에서 제정되어 있었다. 이 중에 지역어 보전 조항을 설정한 지역은 29개이고, 지역어 보전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된 지역은 불과 2곳뿐이다.

2009년에 유네스코는 일본 규슈 남단의 오키나와 전통 언어인 류큐어도 소멸 위기 언어로 등재하였다. 당시 오키나와에서 가장 큰 지역 신문사인 오키나와 타임스는 지역 전통 언어를 지키고자 신문 지면에 류큐어를 사용할 경우 무료 광고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소멸 위기의 지역 전통 언어를 구한 지역 신문사의 광고 아이디어가 2021년에 스파이크 아시아(Spikes Asia) 프린트&퍼블리싱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게 되었다. 당시 심사위원장인 피유시 판디는 '인쇄물은 언어를 살아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라는 심사평을 남기고 있다.

지역 언어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및 역사가 무늬처럼 새겨져 있고, 지역민들의 독특한 정서와 사고가 녹아 있어서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지역 언어의 보전을 위해서는 지역민의 언어 보전 태도와 노력이 중요하지만, 지자체도 법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언론 기관에서도 소멸 위기의 지역 언어문화를 살리기 위해서 나름의 창의적인 실천이 있을 때 비로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덕호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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