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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성안의 퇴장과 대구 검단산단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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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중부지역본부장

필자가 근무하는 중부지역본부 사무실이 있는 구미에는 성안합섬이라는 섬유공장이 있다. 대구 검단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직물업체 <주>성안의 계열사다. 성안은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주>갑을, 동국무역에 이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대구경북 섬유 기업이었다.

성안합섬을 보면 성안의 창업주인 고(故) 박용관 회장이 떠오른다. 성안합섬은 고인이 참 자랑스러워했던 공장이었다. 직물공장을 하는 기업인은대기업이 주로 가동하던 원사 공장을 갖는 게 꿈인데, 성안합섬이 원사 공장이기 때문이다. 고인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임 때 민주당 대구시당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그는 "기업인은 늘 여당일 수밖에 없다"고 했던 분이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갑을과 동국무역이 사라졌지만, 성안은 지역 섬유 기업의 맥을 이어왔다. 창업주의 아들이 성안과 성안합섬의 대주주로 있으면서, 선대의 유지도 지켰다. 최소한 지난달까지는 그랬다.

성안은 지난 1일 최대 주주인 박상태 외 8인의 지분 31.32%를 대호테크에 25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박상태는 창업주의 아들이다. 이어 20일 열린 성안 주총에서는 대호테크 측이 내세우는 인사들이 이사로 선임됐다. 동시에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키오스크 제조 및 판매업, 폐기물 중간처리업 등을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새로 선임된 이사들의 경력과 새로운 사업목적 등을 감안할 때, 섬유 부문에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갑을, 동국무역에 이어 성안도 지역 섬유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안의 대주주 교체는 성안 본사뿐 아니라 대구 검단산업단지의 모습까지 달라지게 할 것이다. 9천여 평 크기의 성안은 어떤 형태로든 지금과 다른 모습을 갖게 될 것 같다. 지금도 생산라인이 사실상 없는 상황인데, 주주총회 결과로 볼 때 새로운 섬유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식의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앞선 다른 섬유공장 사례처럼 소규모로 분할될 수 있고, 지금은 알 수 없는 방법의 활용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필자가 관심 갖는 것은 검단산업단지의 변화다. 필자는 취재차 박용관 창업주를 만나러, 참 많이 성안 본사를 드나들었기에, 예전 검단단지의 모습을 비교적 많이 기억한다. 검단산업단지는 조성 당시만 해도 성안·한일합섬 등 규모가 큰 10개 섬유기업이 입주했던 산업단지다. 그러다 섬유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공장 부지는 분할돼, 작은 공장만 입주해 있는 지금의 모습이 됐다.

검단산단은 대구의 대표적인 노후 산업단지다. 단지 내의 인프라는 열악해 산업단지로서의 경쟁력이 약하다. 이런 상태가 된 지 오래됐다. 노후산단 재생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서대구산단이나 3산단과 달리 검단단지에는 아직 이렇다 할 정책사업도 없다. 인근에 조성 중인 새로운 산업단지, 금호워터폴리스가 들어서면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단단지의 마지막 남은 큰 공장인 성안의 대주주 교체가 검단단지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참에 검단단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를 건립하는 현행 노후단지 구조고도화 방식뿐 아니라 입주업종의 변경 같은 종전의 틀을 깨는 접근방식까지 고민할 때다. 그래야만 검단단지의 경쟁력이 생기며, 나아가 대구경제에 보탬이 된다.김진욱 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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