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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개혁 보수와 진보 개혁을 응원한다

2022-10-14

[이재윤 칼럼] 개혁 보수와 진보 개혁을 응원한다
논설실장

"이XX. 검사 10년 하면 이 욕이 입에 밴다."(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검찰 출신) 거친 범죄자를 오랫동안 다루다 보면 자연스레 그리된다고 한다. 욕은 물론 해명조차 짙은 특권 의식을 느끼게 한다. 거친 욕설을 아무렇게나 내뱉어도 탈 없고 시비 걸지 않는 세상에 산다면 분명 특권적 삶이다. 아무나 그리 못한다.

특권이 특정 집단에 오랫동안 주어지면 특이 증후가 나타난다. 교만, 만용, 권위주의, 부패, 권력 남용만이 아니다. 불·탈법에 무감각해지고 특권을 세습한다. 기득권 카르텔을 강화해 자기 조직을 극단적으로 보호하고 그곳에 안주한다. 요즘 논란인 하대(下待) 투의 막말도 이와 무관치 않다. 모두 특권의 배설물이다.

해악이 가장 심대한 건 정치적 특권.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특권인데도 제 잘난 줄 알고 넘치게 누린다. 일탈이 지나치면 어느 순간 특권을 회수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권 회수의 형식은 '정치개혁'이다. '사람'을 바꾸지 못하면 정치개혁은 요원하다. 어찌 사람을 억지로 퇴출하겠는가. 그래서 특권을 뺏자는 거다. 특권 없는 곳에 탐욕 가득한 '권력 바라기'들은 배기지 못한다. 그 빈자리에 맑고 밝고 바른, 사명감 가득한 사람들로 채우자.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정치개혁이다. 매번 하다가 말았다.

지난주 여야 원내 5당 의원들이 '정치개혁'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발의 의원은 20명.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자고 했다. '1선거구 1인 선출' 방식을 '4~5명 선출'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극단적 '동·서 대결'의 폐해를 완화할 최소한의 장치다. 호남에서 국민의힘, 영남에서 민주당 의원의 탄생을 볼 수 있다. 벌써 그리해야 했지만, 늘 기득권에 막혔다. 또 253석 지역구 의원을 127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173석으로 확대하자고 했다. 이건 '양당 기득권 구조의 종식'을 예고한다. 극한 진영 대결로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 왔나. 공동체를 양단(兩斷)하는 '양당 구조'의 변경은 정치개혁의 필수 담론이다. 비례대표의 확대는 '표의 등가성'이란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지금 거대 정당 1표의 가치는 소수 정당 5표와 같다. 1시간 일하고 5시간의 수당을 받아 가는 나쁜 셈법이다.

'금배지 특권'을 제한하는 것은 오랜 국민 여망. 여야 간 '사법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의원 면책·불체포 특권의 폐지 논의가 재부상한 것에 주목한다. 이들 특권만 없애도 '여의도'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17세기 영국 절대군주로부터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한 '면책특권'이 어찌 21세기에 통용되는가. 부당한 특혜다. '면책특권 뒤에 숨어 막무가내 비방과 선동으로 국민을 혼란과 분열의 늪으로 밀어 넣는'(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상황은 그쳐야 마땅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변경과 대선 결선 투표제·의원 국민소환제·권역별 석패율제 도입도 핵심 의제다.

이탄희·김용태·천하람 등 여야를 망라한 유력 청년 정치인들이 '정치개혁 2050'이란 연대체를 결성했다. 미래세대가 정치개혁의 기치를 높이 든 것에 박수를 보낸다. 정치개혁 법안 발의 20인, '정치개혁 2050'의 공통점이 있다. 대체로 '개혁 보수' '진보 개혁'의 영역에서 활약해 온 인사들이다. 이들의 분발을 기대하며 열렬히 응원한다.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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