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50% 지지 받기 어려워
친윤 비윤 간 대표 선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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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친윤·비윤 혼란 여전
친윤계 후보자들은 룰 개정에 반색하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 측 관계자는 "결국 총선이 제일 중요한데 당정 간에 갈등을 하게 되면 공천 불협화음이 보여지게 되고 결국 총선에서 진다. 당정이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윤계는 룰 개정에 강한 거부감이 나타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도 SNS에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조선일보 사설을 올렸다. 비윤계인 김웅 의원은 룰 개정을 비판하며 '#승부조작 판치면 팬들은 떠나리', '#유승민만은 절대 안 돼 길게도 얘기하네'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속된 표현으로 당 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비윤계 불리하지 않아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룰 개정이 비윤계에 무조건 불리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즉, 친윤계 당권주자 중 결선투표없이 당권을 잡을 확실한 '대표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PK(부산·울산·경남) 대표 주자를 표방해 온 김기현 의원은 지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이 경선전이 본격화되면 김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권성동·윤상현·정진석 의원도 TK(대구경북)와 PK에서 지지층 결집에 노력 중이지만 지지도 상승은 미약한 상태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경우 TK 대표 주자라는 상징성 때문에 어느 정도 지지를 받겠지만 링에 오를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친윤계 당권 주자 중 그 누구도 50%대라는 절대적 지지를 받을 수 없는 만큼 결국 결선투표에서 결판 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범비윤계(나경원·안철수·유승민·이준석·조경태)에는 인지도가 높은 주자들이 많다. 당심 100%라고 해서 모든 당원이 친윤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80만명에 육박하는 당원 중 적지 않은 숫자가 40대 이하, 중도층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범비윤계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 대표직을 그만두기 직전까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당원 가입을 요청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유승민·이준석 단일화가 성공한다면 비윤계를 지지하는 2030세대의 절대적 지지속에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도 당내 폭넓은 연령대에서 지지를 받고 있어, 결선투표 진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룰 개정으로 차기 당권은 윤심과 전통 보수층을 등에 업은 친윤계와 젊은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범비윤계 대표 주자 간 경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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