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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득과 실은 함께 존재한다

2022-12-21

전대 룰 변경 표정관리 친윤

공개적 불만 표출하는 비윤

누구도 유불리 장담 어려워

전당대회, 이변 언제든 가능

살아 숨 쉬는 보수정당 되길

[동대구로에서] 득과 실은 함께 존재한다
임 호 서울 정치부장

'blessing'은 원래 '축복' 또는 그냥 '좋은 일'을 뜻한다. 그런데 앞에 'mixed'가 붙어 'mixed blessing'이 되면 '어떤 상황에 득과 실이 함께 존재한다'는 뜻이 된다. 필자는 지난 19일 국민의힘이 차기 전당대회 경선 룰을 당심 100%로 변경한 것을 보며 이 같은 생각을 했다.

현재로선 친윤계가 유리한 경선 룰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 때문일까. 친윤계는 표정 관리를 하며 경선 룰에 말을 아끼는 반면 중도 등 범비윤계는 반발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 의문을 갖고 있다. 친윤계에게만 유리할까. 당심=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가능할까. 이 같은 의문의 출발은 친윤계 당권주자 중 당심의 높은 지지를 받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윤심을 등에 업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면 새로운 역학 구도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친윤, 비윤 간 전략적 단일화를 통해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범비윤계는 무조건 불리할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범비윤계에는 유승민, 안철수, 나경원 등 무게감 있고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한 당권 도전자가 포진해 있다. 여기에 80만명에 육박하는 당원도 변수다. 지난 7월 당원권 정지를 당하기 직전까지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을 부르짖던 이준석 전 대표로 인해 적지 않은 당원 가입이 이뤄졌다. 물론 국민의힘도 최근 당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과연 몇 명의 당원이 지역구 의원의 지시를 따를지 의구심이 든다. 많아 봐야 '30%'를 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급증한 수도권과 2030 세대의 당원 표심은 비윤계에 쏠려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후보 간 단일화는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여론기관 조사에서 유승민, 안철수, 나경원 등 비윤계 당권주자 3명이 꾸준히 10%를 넘고 있어 이들 간 단일화가 성공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친윤계 당권주자들은 낮은 지지율로 인해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결선투표제를 통해 친윤 대 비윤 양자 대결이라는 안전장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벌써부터 국민의힘 내에서는 비윤 후보 2명이 결선투표에 올라갈 경우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6월11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찻잔 속 태풍으로 취급받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30 세대의 전폭적 지지 속에 당선되는 대이변을 목격했다. 이 같은 예상 밖 결과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필자는 친윤과 비윤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국민의힘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국민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탄식했다.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더라도, 우리 정당 역사에서 다시는 찾아보기 어려운 충격적 모습이었다. 이제라도 국민의힘이 더 이상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키지 않는 정당, 언제나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위기의 대한민국에 구원투수로 남길 바랄 뿐이다.
임 호 서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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