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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5년의 찬란한 동행 마무리

2023-01-18
SOCCER-MITSUBISHICUP/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16일 태국 빠툼타니주 클롱루앙군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 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날 베트남은 태국에 0-1로 져 준우승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 5년여 동안 이끌어온 박 감독은 이달 말 계약이 만료된다. 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5년여의 찬란한 동행을 마무리한다.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태국 빠툼타니주 클롱루앙군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 대표팀과의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0-1로 졌다.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1차전 홈 경기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1무 1패, 합계 스코어 2-3으로 우승컵을 내줬다.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과 축구 팬께 꼭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결과는 감독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트남은 박 감독과 함께 영광의 시대를 꿈꿨다. 2017년 10월 박 감독 부임 당시만 하더라도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권에 불과했다. 5년 넘게 팀을 이끈 박 감독은 줄기차게 성과를 일구면서, 베트남을 동남아 최강을 노릴 수 있는 자리로 이끌었다.

첫 대회인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박 감독 지휘를 받은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로는 첫 4강 진출에 성공했고, 결승까지 올라 우즈베키스탄에 1-2로 석패했다. '박항서호'는 멈추지 않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4강 신화를 재현했다. 4강에서 한국에 1-3으로, 3·4위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에 승부차기 패배하며 4위를 차지했다.

박항서호는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2018년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베트남은 2008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데, 이후 좀처럼 다시 결승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8 대회 베트남은 무패, 무실점으로 준결승에 올랐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차례대로 누르며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후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박항서호는 순항했다. 2019 AFC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역대 최고 성적 타이기록인 8강 진출을 달성했다. 그해 재계약에 성공한 박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며 사상 첫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비록 본선행엔 실패했으나, 지난해 2월 중국을 3-1로 잡아내며 최종예선 첫 승리를 맛봤다.

계약 만료 전 마지막 대회인 이번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베트남에 선물을 안기려 각오한 박 감독은 태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태국은 2021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미쓰비시컵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7회'로 늘린 동남아 축구 최강국이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박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내내 성과를 만들어냈고, 베트남을 FIFA 랭킹 90위권까지 올려놨다. 현재 96위(2022년 12월 기준)에 올라 있는 베트남은 2021년엔 역대 최고인 9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베트남에 강인한 체력과 역습 축구, 탄탄한 조직력을 심은 박 감독의 지도력은 '축구 한류'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을, 말레이시아는 김판곤 감독을 선임하는 등 한국인 지도자의 동남아 무대 진출이 활발해진 밑바탕을 만든 셈이다.

박 감독은 "이별의 아픔을 잘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것도 삶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계약이 31일까지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서는 그 이후에 고민하려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밖에 없다.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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