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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하재근의 시대공감] 피지컬 100, 예능 한류작 나왔다

2023-02-03

바야흐로 몸의 시대다
젊은층 몸관리 중요 관심사
원초적 몸대결 표방한
볼거리로 해외시장 노리는
OTT 한류 콘텐츠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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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OTT 넷플릭스를 통해 그동안 여러 한류 히트작들이 나타났다. 그 대부분이 드라마였는데 이번에 모처럼 예능 쪽에서 국제적 화제작이 등장했다. 바로 '피지컬: 100'이다. 지난달 24일 1·2회 공개 직후 5일간 넷플릭스 세계 시청자가 가장 많이 본 TV쇼 부문 7위에 올랐다. 한국에선 공개된 그 주에 TV·OTT 통합 비드라마·쇼 부문 점유율 6.1%로 화제성 1위에 올랐다. 2위는 3.77%의 '미스터트롯2'였다. '미스터트롯2'의 3.77%도 높은 수친데 '피지컬: 100'은 그것을 압도했다.

유명 시리즈라면 신작도 공개되자마자 주목받을 수 있다. 하지만 '피지컬: 100'은 생소한 신규 프로그램이다. 신규 프로그램은 입소문이 퍼져나갈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개 직후 인기몰이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회를 공개하자마자 터졌다는 건 '피지컬: 100'의 흡인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최강 피지컬 100인이 모여 최강자 1명을 가린다는 서바이벌 대결 예능이다. 여러 분야에서 강한 몸으로 유명한 이들이 출연해 무한대결을 벌인다. MBC 등이 제작했지만 기존 방송과 다르다. 기존 방송 예능은 대체로 밝은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피지컬: 100'은 어둡고 대비가 높은 조명으로 기존 방송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런 어두운 분위기에서 등장인물들이 초반에 웃통을 벗은 채 힘 대 힘으로 원초적 대결을 벌였다. 이것이 뭔가 날것의 생존 경쟁 같은 느낌을 줬다.

원초적 강렬함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한다. 이성적 사유의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본능적 자극이다. 사람은 대결하는 구도를 대단히 좋아한다. 그래서 여러 운동경기가 거대한 산업을 형성했다. 초반에 '피지컬: 100'의 대결은 제도화된 운동경기 이상의 생생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조명, 차림새 등과 더불어 성별 구분의 파괴도 그런 느낌을 강화했다. 보통 문명화된 경기 제도 속에선 성별이 매우 엄격히 구분된다. 반면에 '피지컬: 100'에선 여성과 남성 간의 대결까지 펼쳐졌다. 그래서 정말 극한의 대결 같은 느낌을 줬다.

몸을 부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극성도 높아졌다. 몸은 보통 선정성이나 외모지상주의하고 연결된다. 이 프로그램은 이상적인 피지컬을 찾는다는 명분하에 자극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런 자극도 원초적인 차원에서 시청자를 몰입시킨다.

거기에 물량투입이 가세했다. 사전대결인 오래 매달리기를 할 때 천장에서 구조물이 내려오고 바닥이 갈라지는 모습이 기존 예능에선 볼 수 없던 대규모 스펙터클이었다. 기존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규모의 투자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피지컬: 100'은 처음부터 OTT 해외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제작투자도 국제적인 수준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원초적인 강렬함을 담은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한류 예능이 탄생한 것이다.

바야흐로 몸의 시대다. 몸을 강조했던 서구와 달리 우리 민족은 정신, 도덕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21세기 이후 우리에게도 몸의 시대가 닥쳤다. 요즘 젊은이에게 운동, 몸 관리는 중요한 관심사다. 한편 OTT 같은 신규 플랫폼의 등장으로 콘텐츠 경쟁과 투자가 동시에 활발해졌다. 자극적인 볼거리로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시장까지 노리는 기획이 나올 조건이 형성됐다. 그 결과 원초적 몸 대결을 표방한 OTT 한류 콘텐츠가 등장한 것이다. OTT에선 국내 방송보다 높은 수위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또 다른 몸의 콘텐츠가 OTT를 통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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