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대구경북)행정통합이 벼랑 끝에 섰다. 지난 3일 통합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불발되면서 모든 게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기회가 살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3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재차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이자 TK에서 정치적 지배권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의 시각차가 현격하다는 데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이번 사안을 다루고 있어 통합을 희망하는 시도민들에게 열패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별법 불발과 관련, 대전충남 통합에 대한 국민의힘의 합일된 안을 요구했다. 심지어 야당 대표의 사과까지 촉구했다. 행정통합은 이처럼 정치적 논쟁을 겪을 사안이 아니다. 민주당의 저의가 지난 1일 통과된 전남광주 통합안만 성사시키면 정치적으로 이득이다는데 있다는 의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행정통합은 각 지역별로 시민 의지가 모아지면 그걸 바탕으로 추진하면 될 일이지, 다른 지역의 사정까지 연계하는 것은 논리적 설득력이 떨어진다.
만약 민주당이 전남광주만의 특별법을 염두에 두고, 통합 인센티브를 몰아주기로 작정했다면, 이는 사실상 국정문란이란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통합 지역에 무려 20조원을 배정한다는 전례없는 당근 정책의 합리성은 두고두고 도마에 오를 것이다. 민주당은 한발 물러서야 한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TK통합에 찬성한 만큼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행정통합은 정치적 셈법의 대상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선 지방의 활로 개척에서 출발한 대의(大義)를 정치권은 되돌아봐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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