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313010001640

영남일보TV

[출향 인사를 찾아서] '상주 출신' 정완진 경제유튜브 정완진TV 대표

2023-03-15

"국밥집 알리려 시작한 유튜브…전공 살리니 20만 구독 살맛납니다"

[출향 인사를 찾아서] 상주 출신 정완진 경제유튜브 정완진TV 대표
정완진 정완진TV 대표가 서울 송파구 사무실 앞에서 웃고 있다. 정 대표는 "기존 미디어든 뉴 미디어든 살아남으려면 시청자와의 소통과 교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전성시대다. 변화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청소년의 희망직업 1위를 유튜버가 차지하고, 수백만 구독자를 둔 유튜브 채널이 늘고 있다. 기존 방송사나 신문이 다루지 못한 내용을 다루면서 유튜브 영향력이 올드 미디어를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19년 출범한 경제 유튜브 '정완진TV'는 최근 구독자 수가 꾸준히 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 상주 출신인 정완진 대표는 남다른 이력으로 주목받는데, 48세에 매일경제TV 최연소 대표이사를 지낸 것에 이어 국밥집 사장을 거쳐 경제 유튜버로 또 한 번 성공을 낚고 있다.

경제채널 대표→국밥집 사장
유튜버로 화려한 재기


PD와 기자로 명성 날린 경제통
식당 폐업 후 절망적 상황 딛고
전문성 되살려 경제유튜버 변신
"매일 늘어가는 구독자 수 보면
함께 성장해 가는 듯해 놀라워"


◆오전 1시에 시작하는 하루

그의 하루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다. 오전 1시에 일어나 서울 강남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그때부터 오전 6시30분에 시작하는 생방송 아이템을 선정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주요 경제신문을 구독하고, 세계 경제시황을 모니터링한다. 또 방송에서 사용할 차트와 그래프, 자료사진도 직접 정리한다. 번갯불에 콩 볶듯 새벽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해는 중천에 걸려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워라밸'을 얘기하지만 그의 하루는 '월화수목금금금'이다. 일주일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방송을 한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자발적인 '워커홀릭'이다. 매일 아침 생방송을 하고, 오후 2시와 5시에는 뉴스속보 브리핑까지 진행한다. 이렇게 꼬박 16시간을 일하고 나면 온몸은 녹초가 된다. 그는 벌써 4년째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정 대표는 "처음 유튜브 방송을 시작할 때는 밤 12시에 일어나도 준비시간이 빠듯했는데, 지금은 추세선과 그래프·지표를 다 만들었기 때문에 훨씬 여유롭고 수월해졌어요. 국내외 실물경제와 부동산, 자영업자에 유용한 정보 등 매일 6개의 아이템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팩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미래를 분석하고, 사건이 몰고 올 파장까지 알려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전 본방, 오후 뉴스브리핑
매일 16시간 방송 매달려


국내외 실물경제·부동산 정보 등
6개 아이템 골라 팩트·분석 전해
"유튜브의 매력은 무한한 확장성
기존 미디어와 융합·공생한다면
또다른 비즈니스 세계 펼쳐질 것"

◆국밥집 차린 언론사 대표

그는 한때 경제방송(MBN) 기자로 명성을 날렸다. PD·기자·데스크·대표까지 오르며 잔뼈가 굵은 경제통이다. 38세에 최연소 부장이 된 것을 비롯해 48세에 최연소 사장까지 올랐다. 현역 시절에는 매일 오전 5시에 출근하고, 한 달에 한 권씩 뚝딱 책을 써내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렇게 일에 빠져 살던 그는 2016년 국밥집을 열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국밥집을 운영하면서 매일 19시간을 일했어요. 시쳇말로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남은 묵은때를 다 벗겨내겠다는 각오로 죽을 만큼 일했지요."

그는 오전 3시에 일어나 국밥을 끓이고, 손님들이 다시 찾게 할 서비스를 연구했다.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처음엔 국밥집 마케팅 차원서 운영했다. 그렇게 3년간 꼬박 국밥집을 운영했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각계각층에 넓은 인맥도 있고, 화려한 방송경력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안됐어요. 제가 철저하게 잘못 판단한 거죠."

가게를 접은 후 옛 지인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여기저기서 사장 영입 제안이 있었지만 정말 내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너는 경제를 잘 아니까 유튜브를 해보라고 제안해 이 길로 들어섰던 거죠"라며 첫 출발을 회상했다.

◆절묘한 타이밍, 구독자 쑥쑥

되돌아보면 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2019년 12월 국밥집을 폐업했는데, 그로부터 한 달 후 코로나 직격탄이 찾아왔다. 거기에 유튜브 채널은 하루가 다르게 구독자가 쑥쑥 늘어갔다. 1천명도 안 되던 구독자가 1만명, 2만명을 넘어서더니 어느새 20만명을 훌쩍 넘겼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던 유튜브 생태계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니 그때부터는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있던 지식이 자신도 모르게 툭툭 튀어나와서 저절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정 대표는 "뭔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내가 평생 해오던 일이니까,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어요. 거기에 매일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저도 성장해가는 듯해 놀랍기만 했죠"라고 말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의 경제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마이너스 통장이 한도를 넘기고, 한 달에 쓸 수 있는 용돈도 고작 30만원이었다. 그런 그에게 유튜브는 새로운 회생의 기회가 됐다. 최근에는 쇼츠(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또 한 번 도약의 전기를 맞게 된다. 그는 이런 추세에 맞춰 아예 쇼핑몰까지 론칭했다.

[출향 인사를 찾아서] 상주 출신 정완진 경제유튜브 정완진TV 대표
정완진 대표가 서울 송파구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경제, 매우 중요한 기로

그는 유튜브를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미디어에서 오래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무한한 확장성에 놀랄 때가 많다고 했다. 기존 방송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움이 매력이다. 또 속도감 있고, 날 것 같은 생생함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기존 미디어든 뉴 미디어든 결국 미디어는 시청자와의 소통과 교감이 핵심이라고 봐요. 이것이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자극적으로 흐르거나 방송의 갑질, 시청자의 갑질이 생길 것"이라며, "이런 소통을 통한 균형감, 필요한 콘텐츠의 생산을 기억한다면 올드미디어든, 뉴미디어든 살아남을 것이며, 앞으로 이 두 미디어의 경쟁이 아닌 융합, 공생의 관계로 간다면 또 다른 비즈니스의 세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오늘날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을 매우 엄중하게 진단했다. 정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집값의 낙폭이 놀랄 만큼 벌어졌죠. 낙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물린 돈들이 크다는 뜻이며, 이게 잘못 부서지면 무리하게 집을 샀던 사람들이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또 정부의 무리한 포퓰리즘 행정도 국민에게 심각한 부담을 안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은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