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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협 병원장 인터뷰 "상급병원 쏠림현상 우려…2차병원 제 역할 할 수 있어야"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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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이 중증질환자의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병실의 여유가 충분한 2차 병원으로 환자를 분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환자들의)의료비 절감은 물론이고 시민의 건강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곽병원 곽동협〈사진〉 병원장은 2차 병원의 중요성에 대해 27일 이렇게 말했다. 곽 병원장은 "2차 병원의 경우 병원 병상 수에 있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의료 전달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상급병원의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중소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또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중소병원의 현재는 암울하고, 미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들이 병상 수를 계속 확충하고 있고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분원을 설립해 5천 병상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의료 인력도 상급병원으로, 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돼 지역 중소병원들은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런 추세로 가면 향후 의료전달체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2차 병원의 몰락이 예상되는 바 이는 바로 우리나라 의료전달시스템의 붕괴와 함께 국민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인의원으로 대표되는 1차병원에서 환자 진료 후 중증 응급환자는 아니지만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는 2차 병원으로, 중증 고난이도 질환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은 대학 본연의 임무인 교육, 연구에 충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는 동시에 과밀화도 해소돼 병상 확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곽 병원장의 분석이다.

문제는 현재 의료전달시스템이 이렇게 작동되지 않고 있고, 이런 상황이 되도록 만든 것에 상급종합병원도 한몫했다는 것이 곽 병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현재 의사가 판단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 의뢰하는 경우보다 환자가 원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1·2차 병원과의 경쟁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1·2차 병원 역할까지 동시에 해버리면서 환자들이 넘쳐나게 되고, 정작 자신들이 진료해야 할 중증환자의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 운영 문제다.

그는 "선진국 대학병원 응급실은 평소 대부분 병상 여유가 있어 응급환자가 도착하면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진다. 하지만 지금은 응급실을 가야 할 상황이면 무조건 상급종합병원부터 찾다 보니 언제나 환자로 넘쳐나면서 2차 병원 등에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전원해야 하는 상황의 환자도 거절당하는 게 다반사"라면서 "무조건 대학병원을 갈 것이 아니라 우리 병원을 포함한 지역 내 준종합병원 응급실부터 찾고, 여기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만 상급종합병원으로 간다면 이런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응급하게 치료해야 하는 환자가 기다리는 상황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공의가 응급환자를 보게 되지만 준종합병원에서는 그 과정을 모두 끝낸 이후 많은 진료 경험을 가진 전문의가 직접 환자를 보고 있음에도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 그들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종합병원에서는 전문의들이 직접 환자를 보기 때문에 같은 진료과목의 응급환자를 수술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응급환자가 응급실에 와서 오랜 시간 대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하고 정부의 법적·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시민의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가야 할 만한 상태가 아님에도 의사의 판단이 없이 자신이 원해서 갈 경우 진료비 부담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진료받으러 가는 과정이 불편할 수 있다. 또 병원들은 의료전달체계에 맞지 않는 환자를 볼 경우 불이익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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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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