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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갈대 속의 영원…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책이 빚어낸 또다른 역사

2023-04-07

신화적 인물부터 평범한 사람들까지

책에 얽힌 욕망과 저항 이야기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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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네 바예호 지음/이경민 옮김/반비/560쪽/2만6천원

책과 도서관의 역사를 다룬 책은 많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깃거리를 끊임없이 풀어내는 책은 드물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문헌학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고대의 책과 도서관 세계를 연구하던 중 방대한 자료 속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캐내어 올렸다.

그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오래된 발명품 중 하나인 책을 둘러싼 질문을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이야기꾼의 목소리'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저자는 세계화를 꿈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비전부터 말(구전성)과 글(문자언어)의 싸움, 번역의 탄생, 복제와 상업화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뤄진 책의 전파까지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책에는 가장 값진 것을 보관하는 상자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담았던 알렉산드로스 대왕, 수레에 책을 싣고 시장과 객줏집에 자리 잡은 이동서점 상인들, 사서들의 아버지이자 최초로 분류법을 고안한 칼리마코스 등 신화적 인물부터 평범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화재, 홍수, 분서갱유, 검열 등에도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은 책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러시아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의 11명의 친구들은 작가에게 생길지 모르는 불행에 대비해 그가 쓰고 있던 '레퀴엠'을 모두 암기했다. 그리스어 텍스트 또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에서 발견되며 교육과 문화의 기회가 전파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야기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이 대세가 된 시대에 책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저자는 "책은 숟가락, 망치, 바퀴, 가위와 같은 범주에 속한다. 한번 창조된 이후로 그보다 나은 게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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