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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4050 은퇴 준비 (1) 10년 후 시작되는 베이비붐 2세대의 제2의 삶 설계

2023-04-21

고성장 1세대 비해 외환위기 등 사회적 풍파
비정규직·임금 피크…소득·富 쌓을 기회 적어
직장 떠난 뒤 생존경쟁, 은퇴 준비·점검 필요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4050 은퇴 준비 (1) 10년 후 시작되는 베이비붐 2세대의 제2의 삶 설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유럽이나 미국 여행을 가고, 부부 동반 골프는 동남아로, 또 친구들과 후배들을 위해 한 번씩 골든벨도 울리고…."

많은 직장인이 바라는 은퇴 이후 꿈꾸는 삶이다. 여행이나 운동을 계획하는 건 건강하다는 것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건 돈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선배들의 은퇴 모습을 바라보며 이 같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예비 은퇴자들은 여유 있는 노후와 거리가 멀다.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 이른바 '4말5초'로 불리는 예비 은퇴자들은 오랜 기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는 것이 바로 또 다른 생존경쟁과 직결되면서 걱정과 공포마저 느낀다. 100세 수명을 지탱해야 할 건강 비용과 늦은 결혼으로 아직 어린 자녀 결혼 비용 그리고 당장의 생계비 걱정에 씀씀이는 줄여야 하고, 끊어진 수입을 잇기 위해 눈높이를 낮춰 일거리를 찾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인 60대 이상 고령자 10명 중 5명은 은퇴 후에도 계속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60대 52.8%, 70대 30.4%, 80대 이상 13.6%가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 은퇴 후 찾아오는 '업무 해방감'을 느끼는 대신 금전적 부담을 느끼며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생)의 퇴직이 어느 정도 끝났다. 전후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산업개발과 근대화라는 결과를 이룬 한 세대가 끝나고, 다음 세대가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최초의 신인류 출현이라고 떠들썩했던 X세대가 그들이다. 1970년대 전후 태어나 2차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이들의 은퇴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불운의 세대로 불리는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바라보는 은퇴에 대한 상황은 앞 세대보다 걱정이 훨씬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1세대들은 우리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할 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일자리도 많았고 자산 가격도 상승했다. 또 평생직장이라는 말처럼 대부분 큰 무리 없이 퇴직 때까지 근무했다. 외환위기라는 고비가 있었지만 이 또한 부를 축적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2000년 1만달러 하던 1인당 국민소득이 이들이 퇴직할 시점인 2010년 초반에는 3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2000년부터 20년 이상 오른 집값 상승의 혜택도 받았다. 국민연금 혜택도 거의 대부분 받을 수 있다.

이철승 서강대 교수는 저서 '불평등의 세대'에서 "1960년대에 태어나서 1980년대에 학교를 다닌 386세대는 사회의 권력과 자리를 독차지하면서 독점 구조를 통해 소득과 부를 획득했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가 일어났을 때 386세대는 중간 허리를 구성하고 있었는데, 그 위 세대는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가고 그 밑의 세대는 직장에 취업이 잘되지 않다 보니 졸지에 기업에 홀로 남겨진 세력이 되어 버렸다. 또 2000년대 정보화 물결이 닥치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위 세대를 몰아내고 임원으로 대거 진출했다. 거기에다 2000년대 닷컴 버블과 부동산 가격 폭등은 386 세대에게 부족했던 자본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보다 10년 정도 늦은, X세대로 분류된 베이비붐 2세대는 앞 세대와는 묘하게 엇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장을 구해야 했던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해 일자리 찾기가 어려웠다. 은행권은 통폐합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어갔고, 대기업은 '대마불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쓰러져 갔다.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라는 제도가 도입되더니 직장의 안정성도 떨어졌다. 조금 괜찮아지나 했더니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금융위기 여파가 좀 진정되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격랑의 한가운데 서 있게 되었다.

게다가 퇴직이 가까워지자 일본처럼 임금피크를 맞고 있다.

이 교수는 "아래 세대(베이비붐 2세대)는 사회 출발 때부터 외환위기를 당하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지 못하고 소득이나 부도 쌓지 못하게 됐다. 이로 인해 세대 간 불평등이 확대되었다"고 분석했다.

40대와 50대 초반인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2세대는 은퇴할 10년 후쯤에는 60세 전후가 된다.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노후준비 또는 제2의 인생 준비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4050 은퇴 준비 (2)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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