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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싸움소 '화랑', "소힘겨루기 대회에 더 이상 적소(牛)는 없다"

2023-05-01

지난해 경남 의령대회 첫 우승 후 올해 열린 4개 대회 모두 석권…7연속 우승 금자탑

타고난 압도적 힘과 기술 갖춰…한 체급 위 최강자 마저 제압

소주인 최진호씨 "비결은 하루 1시간 타이어끌기 훈련과 건초 많은 사료 먹이가 전부"

청도 싸움소 화랑, 소힘겨루기 대회에 더 이상 적소(牛)는 없다
지난해 열린 창녕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싸움소 '화랑'과 소주인 최진호씨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진호씨 제공>
한 평생 싸움소를 길러도 우승 한 번 하기 쉽지 않다는 전국 민속 소힘겨루기대회에서 경북 청도의 싸움소 '화랑'이 지난해부터 각종 전국 대회에서 7연속 우승을 휩쓸고 있어 화제다.

최진호(50·청도군 화양읍)씨 소유의 싸움소 '화랑'(6년생)은 올해 열린 전국 민속소 힘겨루기대회에 800㎏급 을종체급에 출전해 경남 창원 대회를 시작으로 대구 달성, 경북 청도, 경남 의령 대회까지 연거푸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화랑은 지난 2022년 의령 대회에 출전해 첫 우승을 차지해 을종체급 강자로 첫 두각을 나타낸데 이어 그해 열린 경남 창녕, 대구 달성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전국 최강의 싸움소들이 출전하는 전국 대회에서 전대미문의 7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열린 이벤트 경기에서는 한 체급 높은 갑종(800㎏ 이상 무제한급)에서 전국민속대회 3회 이상 우승을 차지한 갑종 최강자인 '강투'마저 14여 분만에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최씨는 "화랑은 다른 싸움소보다 힘이 월등히 좋은게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특히 화랑의 '좌우 뿔걸이' 공격기술로, 밀고 목감아 돌리기로 상대 싸움소를 제압하는 기술은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민속대회에 출전해 예선 32강전부터 결승전에 이르까지 5번의 경기에서 걸린 시간은 통틀어 5~6분에서 많게는 11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한 경기당 소요시간은 1분여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힘과 기술을 자랑한다.

최씨는 "최근에 열린 의령대회에서 예선전부터 우승하는데 총 6분이면 충분했다. 사람에 비유하면 UFC 파이터 처럼 화랑은 싸움소로서 최고의 기량을 천성적으로 타고 났다"고 평했다.

최 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경남 김해에서 화랑과 처음 조우해 첫 눈에 들어 현장에서 대뜸 3천여만원을 돈을 주고 화랑을 사들였다고 한다. 화랑이가 최씨에게 벌어준 돈은 지금까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그는 "싸움소와 싸움소 주인의 합이 제대로 맞아야 우승을 할 수 있다. 화랑은 나에게 보배 같은 존재다"고 했다.

싸움소 사육 경력만 26년차인 최씨의 화랑이 사육법은 남다르다. 평소엔 다른 싸움소와 마찬가지로 건초가 많이든 TMR사료를 주로 먹이지만 대회 출전 전에 십전대보탕 등과 같은 보양식을 먹이는 다른 사육사와는 달리 경기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보양식을 먹인다. 보양식도 도라지를 푹 고아 삶아 만든 십전대보탕이 전부다. 최씨는 "사람도 몸이 좋지 않으면 좋은 음식 등을 먹듯이 소도 똑같다"며 "대회 출전 후 다친 부위와 체력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훈련도 하루 1시간 타이어 끌기가 대부분이다. 그것도 1주일에 6일 밖에 훈련을 하지 않는다. 지나친 훈련은 오히려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그만의 훈련 노하우가 있다.

화랑은 올 상반기 남은 경남 창녕, 전북 정읍 등 두 대회 중 다음달 초 열리는 창녕대회는 출전을 포기했다. 매번 우승을 독차지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다른 싸움소들에게도 우승 기회를 주기 위한 최씨의 배려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최대 싸움소 보유자로 모두 65마리를 갖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싸움소가 30~40% 줄어 품귀현상이 발생해 각종 민속대회에서 그에게 출전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각종 민속대회에 자신의 싸움소 10~20마리를 출전시키지만 이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최씨도 최근 한두달 사이 집중적으로 열린 전국 대회에 싸움소를 출전시키기 위해 5t차량으로 3~4번 왕복에다, 여물 등 먹이를 실은 1t 차량까지 합하면 평균 6~7회 왕복으로 실어나르다보니 피로가 누적돼 심한 몸살까지 앓았다.

그는 "(싸움소가 많아)다소 힘에 부대끼지만 그래도 소 힘 겨루기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는 싸움소의 매력을 포기할 수 없다. 싸움소는 6~7년생이 최전성기인데 화랑이는 앞으로 최소 2~3년간 각종 전국 대회를 호령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환 웃음을 지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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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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