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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9주년을 맞은 서울독립영화제가 기획한 '쇼츠 챌린지 프로젝트'로 탄생한 작품. 독립영화는 물론 상업영화, OTT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6명의 감독이 참여해 서로 다른 생각과 주제를 녹여낸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았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연출한 윤성호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또 단편 '우리의 낮과 밤'의 김소형,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만든 박동훈, '애비규환'의 최하나, '어제 내린 비'의 송현주, '만인의 연인'의 한인미 감독이 참여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라는 제목에서부터 감독들의 기발하고, 평범하지 않은 시각이 묻어난다. 이와 관련 윤성호 총괄프로듀서는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생각해 보면 '말이야 바른 말이지'라는 레토릭을 일상에서 쓸 때 사실 그다음에 바른말을 할 때 쓰진 않는다. 못된 말이나 못난 말, 평소에 갖고 있는 자기 생각에는 옳지는 않은데 그 말을 기어이 해서 다른 누군가를 탈락시키고 싶을 때 이 말을 쓴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나중에 '말이야 바른 말이지…' 하고 못된 말, 못난 말을 하려고 할 때 그 못된 말을 안 하는 정도만 되어도 기쁠 것 같다"고 소개했다.
영화는 다양한 스토리와 인물을 통해 우리 사회의 허위와 모순을 통찰한다. 감독들은 노사·젠더·지역·환경 등 우리 사회의 주요 어젠다들을 주제로 채택했다. 하나의 신, 하나의 장소, 6시간 촬영, 등장인물은 동물 포함 3명 이하,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6명의 감독이 내놓은 결과물은 사뭇 달랐다. 6개의 에피소드는 개별로도 하나의 이야기가 되지만 함께 묶었을 때 더 의미를 가지고 재미도 배가된다.
에피소드 '하리보'는 고양이를 사랑하고 가족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고양이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한 인간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냄으로써 '동물권'에 경종을 울린다. 또 '진정성 실전편'은 농담과 진담을 오가는 현란한 말의 퍼레이드를 통해 젠더 갈등인 남성혐오 논란을 경쾌한 톤으로 조명하고, '손에 손잡고'는 두 연인의 프러포즈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다뤘다. (코미디, 전체 관람가)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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