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528010003643

영남일보TV

영화같은 '공포의 착륙', 항공기 비상구 연 남성 구속영장 발부

2023-05-29

이모씨 "빨리 내리고 싶어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190여명 승객 중 다친 사람은 없어, 일부 병원 치료

아시아나 항공, 비상구 좌석 판매 중단키로

영화같은 공포의 착륙, 항공기 비상구 연 남성 구속영장 발부

700피트 상공에서 비행 중인 항공기의 비상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큰 기압 차이로 굉음과 함께 기내로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서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는가 하면 일부는 혼절하기도 한다.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3일간의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6일 제주발 대구행 여객기 안에서다. 


사고는 이날 낮 12시 45분쯤 대구국제공항 착륙 직전 일어났다. 아시아나의 에어버스 A321-200(195석) 항공기가 대구공항 활주로를 앞두고 상공 700피트(213m) 정도로 고도를 낮춘 상황에서 뒤쪽 비상구 자리(31A)에 앉아 있던 이모(33) 씨가 갑자기 비상문 레버를 잡아 당겼다. 이씨의 좌석과 비상구 간 거리는 안전 벨트를 매고 앉아서도 문을 열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다행히 항공기는 대구공항에 무사 착륙했다. 190여명의 승객 중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승객 9명이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항공사에서 유례를 찾기 드문 '공포의 착륙'이었다.
 

대구지방법원 조정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이씨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한 지 불과 1시간 만이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혐의가 명백하다는 뜻이다. 

 

이씨도 판사 앞에서 순순히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한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대구지법에 도착해 "빨리 (비행기에서)내리고 싶었다" "(함께 탑승한)아이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씨가 앉은 문제의 비상구 좌석을 당분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A321-200 항공기 195석과 174석짜리가 대상이다. 아시아나 외에도 대한항공이나 티웨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운항하는 여객기에도 앉아서 비상문을 열 수 있는 좌석이 있는지 여부를 전수 조사하고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