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설치업체 시공비 받아놓고 '돌려막기'하다 부도
입주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기쁨을 누리지도 못해"
경찰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 수사 착수
신축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에어컨을 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입주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에어컨 업체가 돌려막기를 하다 끝내 시공비를 날려 먹으면서 빚어진 일인데, 피해 금액만 수억원에 이르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7일 대구 북구 고성동 한 신축아파트 예비입주자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에어컨 설치 업체가 시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가 확인된 것만 120여 세대, 6억여원에 달한다.
대구시 아파트 전경. 영남일보 DB |
입주자들은 지난 1월 에어컨 물량 확보를 위해 입주 전 잔금을 치러야 한다는 업체의 말만 믿었는데 사태가 이 지경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입주자는 "지금 울며 겨자먹기로 부랴부랴 다른 에어컨 설치 업체를 알아보고 있다"며 "여름이 코 앞인데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생각지도 못한 큰 걱정거리가 생겨 심난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영남일보 취재진은 해당 에어컨 설치 업체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지난 5일 피해를 입은 이 아파트 입주자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 세대와 금액 등 규모를 파악하고 피해자 조사를 거쳐 해당 에어컨 업체 대표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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