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반대대책본부·일부 기독교 단체 '동성애 반대 시위'
오후 5시부터 퍼레이드 시작
중앙로-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중앙로 구간 차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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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2시부터 대구 동성로에서 퀴어 반대대책본부와 일부 특정 종교인들이 집회를 개최해 동성애 반대와 퀴어축제 불법성을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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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5시부터 대구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이날 같은 시간 동성로에서 열린 퀴어 반대대책본부의 집회 참가자들과 특정 종교 단체가 퍼레이드에 항의성 메시지를 표시하면서 퍼레이드가 멈춰서기도 했다. |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17일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의 충돌 등 각종 잡음 속에서도 예정대로 열렸다. 하지만, 퀴어축제 참가자들의 퍼레이드 중 반대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크고 작은 마찰이 잇따랐다.
퀴어축제는 이날 낮 12시부터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렸다. 참가자 1천여 명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과 피켓 등을 들었다. 축제에 참여한 단체들은 부스를 설치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조직위 측은 "사회적 소수자의 존엄성과 인권 보장을 위해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는 퀴어 반대대책본부가 동성로 중앙파출소부터 한일극장까지 400여m구간 곳곳에서 "동성결혼 x , 동성애 법제화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반대집회 측도 이날 오전 대구시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퀴어축제의 도로 점용의 불법성을 지적했다.
양 측이 각각 집회를 진행할 땐 별다른 충돌이 없었지만, 오후 5시쯤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되자, 반대 단체와 설전이 오가는 등 전운(戰雲)이 감돌았다. 퀴어 반대대책본부 측과 특정 종교인들은 2·28기념중앙공원 앞에서 퍼레이드 행렬 옆에서 항의성 현수막을 들고 "동성애는 죄악이며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퀴어 반대집회 참가자 A씨는 "불법 도로점거는 정당하지 못하다. 소수자의 권리보다 다수자의 권익이 우선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반대 측의 항의성 현수막과 사진 촬영 등의 적법성 등을 지적하며 멈춰 섰다. 이들은 "사진을 찍고 고성으로 집회를 방해하는 것에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양 측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1천5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퀴어축제 참가자와 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분리했다.
퀴어 축제 퍼레이드는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부터 시작해 중앙로네거리-공평네거리-반월당네거리 등을 돌아 대중교통지구로 돌아오는 약 5㎞ 코스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동성로 일대의 교통이 일시적으로 마비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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