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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중교통도 복지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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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철기자〈경북부〉

까까머리 학창 시절 기자가 주로 이용하던 시골 버스는 만남의 장소였다. 학교 친구와 선후배는 물론 인근 마을 사람들까지 차 안에서 두루 만날 수 있었다. 버스 본연의 기능인 우리가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발과 같은 소중한 역할도 해주었다.

추석과 설 명절 전후엔 고향을 찾은 이들이 버스에 오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는 등 시골 버스는 당시 대중교통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최근 경북 지역을 운행 중인 민간 버스업계가 운전기사 구인난 등으로 울상이다. 지속하는 유류비 상승과 승객 감소는 버스회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렸고 경영 상황이 좋지 않으니 운전기사에 대한 복지가 줄어들면서 버스 운전기사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자치단체가 버스회사에 지급하는 손실 보조금 규모는 노선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경북지역 한 버스업계 관계자는 "운전기사가 없어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라며 "기사들이 월급을 더 주는 준공영제 업체나 공영제 업체로 이탈하지 않도록 월급이나 수당을 더 지급하든지 해야 하는데 재정 여건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목포지역을 운행하고 있는 한 민간운영 시내버스 회사는 경영 악화 일로에 이달 말까지 사업권 이양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시내버스 운영체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목포시는 시내버스의 운행중단은 없다며 주민설명회를 거친 뒤 공영제 및 준공영제 용역 결과를 종합해 시내버스 운영 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에서는 오는 9월부터 광역버스에 이어 '시내버스 공공관리제'(준공영제)를 단계별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버스업계의 준공영제 도입이 대세가 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와 경북도에서도 대중교통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광역환승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2024년 말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에 맞춰 대구와 인근 공동생활권인 경북 8개 시·군 간 대중교통 광역환승제를 시행한다는 게 목표다.

대구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경북 8개 시·군(김천, 구미, 영천, 경산, 청도, 고령, 성주, 칠곡) 시내버스에 적용된다. 광역환승제가 시행되면 대구를 방문하는 도민이나 경북을 찾는 대구시민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전문가들의 말처럼 대중교통은 복지로 바라보아야 한다. 수도권처럼 공영제나 준공영제가 이뤄져야 대중교통이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조언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석현철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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