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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혁신 10대 不可論

2023-06-23

[이재윤 칼럼] 혁신 10대 不可論
이재윤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혁신위를 띄웠다. 뼈(骨)를 발라내고 태(胎)를 갈아도 시원찮을 민주당의 '지각 혁신'이다. 국민의힘도 만만찮다. '비대위 정당'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 비상 체제로 연명해왔다. 김기현 대표가 '취임 100일 총선 D-300' 혁신안을 내놨다. 여기저기서 '혁신'을 외치니 총선이 다가온 모양이다. '혁신'은 선거를 앞둔 정당들의 습관성 몸풀기다. 겉 포장만 '혁신'일 뿐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은 초식이 태반이다. 단언컨대 혁신 가능성은 이번에도 '0'이다. 속지 마시라.

이재명이 '김은경 혁신호'에 전권 부여를 약속했지만 약속 대련 냄새가 짙다. 혁신위 구성도 하기 전에 '계파 안배'부터 들먹인 게 마뜩잖다. 민주당 제일의 혁신 과제가 뭔가. '도덕성 회복'이다. 대선 때 '공정'을 빼앗기고 이제 '도덕성'마저 밀리면 진보의 설 자리는 없다. 이게 안 되면 검찰의 '밥' 신세를 영 못 벗어난다. 파부침선(破釜沈船)의 결기로도 될동말동한 일이다. 마속을 벤 제갈량의 철석심이 필요한데 시작부터 '안배' 운운하며 온정적으로 나오니 싹수가 노랗다. '혁신'이 또 하나의 '방탄'으로 국민에게 비치는 날에는 그곳이 무덤이다.

김기현의 꼼수는 노골적이다. 구시대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말은 비단결인데 과거 행태를 반추하면 생뚱맞다. "국민통합은 국민 명령"이라며 '화합 행보'를 다짐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낯간지럽다. 이준석, 안철수, 나경원 내칠 때가 눈에 선하고, 협치 부재와 사회 분열의 심각성은 문재인 정부에 못지않다. "당 관리를 대표가 하나, 대통령이 하고 있지 않나"(윤여준 전 장관)는 질타도 곱씹어야 한다. 대통령과 1대 1 독대를 10번 이상 했다며 당과 대통령실의 '원 보이스'를 자랑하는 게(김기현 대표) 자랑이 아님을 어찌 모르는가. 문 정부 당시 '원 보이스'라는 도그마에 빠져 당내 민주주의를 이룰 기회를 놓쳤다(이원욱 의원)는 민주당의 반성문을 반면교사 삼으시라. '비정상의 정상화'는 다른 데서 찾지 말고 스스로부터 할 일이다.

거대 양당의 차별화된 가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①특권에 몸 숨긴 기득권 정치의 표상이며 ②가벼운 입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 스스로 ③혐오의 대상이 된 것이 똑같다. ④극단에 휘둘려 시대착오적 얼치기 이념에 지배받는 ⑤대안·비전 부재의 정당이며 ⑥불법·부패에 젖어 빨아도 빨아도 냄새나는 도덕적 타락이 어금버금하다. ⑦불구대천의 원수인 양 보복의 반복, 협치 불능으로 ⑧당내 민주주의 역주행 ⑨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그런데도 ⑩혁신 DNA를 망실해 '자가(自家) 치유' 기능을 잃은 것도 비슷하다. 고쳐 쓰는 게 가능할까.

혁신이 불가능하면 새집 짓는 게 낫다. 김기현도 부끄럽다며 "여의도 제1당이 중도·무당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국민이 정치에 등 돌리는 순간 새집 수요는 폭발한다. '앙마르슈' 창당 주역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의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 석도 없던 정당이 오랫동안 프랑스를 지배해온 양당 독식 체제를 끝장 낸 대사건이었다. 이유가 낯설지 않다. △기존 정당의 부패와 무능 △정치에 환멸을 느낀 거대 무당층 △중도주의·실용주의·비 이데올로기적 접근이 양당 헤게모니를 해체했다. '똑똑한 무당층'의 선택을 우리도 목도하고 싶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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