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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현 시인 두번째 시집 '삼천리버스' 펴내

2023-06-28

1960~70년대 누빈 삼천리 버스 통해 그때 그 시절 소환

가진 것에 만족하는 '가난한 부자'의 삶 보여주고

시골마을 '향기나는 이웃'들의 모습도 살가운 시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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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현 시인이 두번째 시집 '삼천리버스'(현대시학 시인선)를 펴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삶'이 '축복'이고 '은총'이라며 '가난한 부자'의 삶을 보여준다
"툇마루에 내려앉는/아침 햇살은 공짜다/양철지붕에 떨어지는/빗소리는 축복이다/(중략)//햅쌀 한 포대 육 만원이면/윤기 자르르한 행복이/두 달 흐른다//내 마음/높고 푸른 하늘/새털구름처럼 가볍다"('가난한 부자' 부문)

시인은 표제작 '삼천리버스'를 통해서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 1952년 운행을 시작한 삼천리 버스는 1960~70년대 경산, 청도, 경주를 누빈 버스다.
"(전략)오라이 탕!탕! 하늘색 가운을 입은/또순이 차장 누나/덜컹거리는 차속에는/해병대 휴가병이 술냄새를 풍기며/차비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고/두루막 입은 할배가 차표 찾는다고/한 판 소동이 벌어진다/밖에서는/자갈돌이 날아가고/흙탕물이 막걸리 실비집 창문을 튕긴다/그래도 삼천리는 달린다"('삼천리버스1' 부문)

한적한 시골 마을 '향기나는 이웃'들의 모습도 살가운 시어로 드러낸다. 지촌장 서는 날 '안서기 어른'은 '소팔고 가는 굼마 김팔암씨'와 '나무팔고 가는 괘틀 이상출씨'를 부르며 '암만 바빠도 우리집에 와가…한잔해라'라며 넉넉한 인심을 드러낸다. '경찰 김진영'은 농사를 망쳐 '속이 천불나서 막걸리 한 잔으로 속을 달래고 돌아오는 털털거리는 1톤 트럭은 잡지마라'며 음주단속 경찰관들에게 당부한다. '너거가 쪼매마 손해보고 살아라'충고하시는 최응석 경로회장님과 '불경처럼 살아가는' 김양옥 할머니, '세상을 버리고 산속에 오소리처럼 숨어 사는' 탁식이 형의 삶도 온기 가득한 시어로 풀어낸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거창하고 문학적인 비유나 상징 없이 그냥 보고 느낀, 작고 사소한 일상의 반짝거리는 이야기들을 모았다"고 말한다.

경북 경산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영남대 대학원 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영남외국어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시집으로 '운문산반딧불이'가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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