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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고추재배농민들이 '건고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수입결정에 반발하며 TRQ 수입결정 재검토 및 도입시기를 늦춰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지난해 영양군 청기면 건고추 수매 현장 모습. <영양군 제공> |
경북 영양군 고추재배농민들이 '건고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수입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도입 시기를 7월로 선택한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산지에선 통상 7월 중순부터 당해 연도 홍고추·건고추 산지 경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정부의 TRQ 수입이 산지 시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식품 물가 관리방안에 건고추 TRQ 물량 도입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영양군은 건고추 TRQ 수입결정 재검토 및 도입시기를 늦춰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또 영양군의회, 농협, 고추재배 농민들은 10일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도 할 예정이다.
영양군에 따르면 지역농업인의 50%가 고추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2021~2022년 연속된 건고추 가격하락과 유류비, 비료, 농약, 농자재 등 급등한 생산비로 지역경제가 붕괴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른 고추가격 안정대책이 시급한 상황에 건고추 TRQ 수입결정은 국내 고추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수입 결정 재검토 및 부득이 수입이 필요할 경우 수입 시기를 고추 수확이 끝나는 11월 이후로 늦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영양군의 고추 작황은 평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나 면적이 많이 줄었고 여름철 기상이 좋지 않다는 전망이 있어 공급량 감소가 우려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추가 거래되고 있는 서안동농협공판장의 6월 기준 산지가격은 8천40원(600g)으로 평년(1만1천401원) 대비 70%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낮은 관세로 햇고추 출하시기 이전에 수입하면 국내산 건고추의 안정적인 가격형성에 혼란 가중과 고추재배 농업인들의 생산 의욕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농업인 A씨는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자재값이 폭등해 힘든 상황에서 이번 수입계획 발표는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이 다시 한번 외면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영양군은 영양고추유통공사, 지역농협, 지역내 농업인 단체와 협력해 자체 가격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전국고추주산단지 협의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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