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차 세계신문협회 연차총회
구글 리차드 진그러스 뉴스 부사장
"AI의 허위정보 유포 규제 필요성 커져"
구글 검색 중 '진지한 뉴스'는 10% 미만
언론사 수익 주도적 자세·다각화도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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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진그러스 구글 뉴스 부사장이 제74차 세계뉴스총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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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진그러스 구글 뉴스 부사장이 제74차 세계뉴스총회에서 기조발언 후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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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제74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 세계신문협회 제공 |
제74차 세계신문협회(WAN-IFRA) 연차총회가 6월28~30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에서 △뉴스 비즈니스 모델 △뉴스룸 혁신 전략 △허위조작 정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 '생성형 AI와 저널리즘' 그리고 언론자유 등 우리 언론계 전반과 개별 언론사가 눈여겨 볼만한 이슈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구글에서 뉴스 부문을 총괄하는 리차드 진그러스 뉴스 부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세계의 언론인과 미디어기업 관계자의 이목을 끌었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뉴스 콘텐츠 △인터넷 정책 동향에 관한 생성형 AI △저널리즘의 미래 등에 대한 통찰을 공유했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과거 '닷컴 버블' 사태와 현재 미디어 환경을 언급하며 "근래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미디어 환경에 비하면 닷컴 버블 시절의 미디어 기업은 순진해보이기까지 하다"면서 "오늘날처럼 사회가 직면한 과제와 도전이 복잡한 적은 없었다"고 현재 미디어 환경을 평가했다.
이어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질문을 이해하는 게 검색엔진의 핵심"이라며 "산술적인 질문에 답하는 건 간단하다. 그러나 검색엔진이 사회적인 관점이나 대립적인 개념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검색엔진은 지난 25년동안 발전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부터 챗GPT를 필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생성형 AI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생성형 AI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인간을 혼란스럽게, 심지어 두렵게까지 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하는 캐나다의 한 지역언론을 소개했다. 캐나다의 '빌리지'라는 매체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개발, 독자에게 최적화된 검색 엔진을 적용시켰다. 또 기사를 작성하면 AI가 편집 방향이나 스타일에 맞게 수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생성형 AI는 지역언론에 더 많은 정보를 줄 것"이라며 "AI를 이용한 뉴스서비스가 지역사회 보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진그러스 부사장은 생성형 AI가 생성하는 뉴스를 경계했다. 특히 "AI가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영향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미디어 기업과 언론 정책에 대해서도 논평했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언론사가 독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구글에 검색되는 것 중 '진지한 뉴스(serious news)'는 10%도 안 된다. 대중들은 슬프거나 화나게 하는 등의 뉴스는 피하고, 틱톡처럼 중독성 있는 콘텐츠에서 위안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는 단순히 사건전달보다 대중에게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고 재난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역설적인 질문이 제기되는 시대"라며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언론(인)의 역할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야 그 개방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언론의 자기주도성을 언급하며 수익원 다양화도 강조했다. 진그러스 부사장은 "언론의 재정 조달이 구글과 같은 단일한 기업이여서는 안 된다"며 "언론이 자금조달이나 디지털 혁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여러 발언자들이 AI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덴마크의 젯랜드 타브 클리트가드 대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주고 언론인들도 성가신 일에서 해방된다면 기자들은 더 중요한 일에 창의력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BBC 기술예측 책임자인 로라 엘리스는 "생성형 AI로 기사 초안을 작성하고 요약하는 것을 넘어 기사를 확장하는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 생성형 AI 기술은 잠재력이 크다"고 기대했다.
반면 뉴욕타임즈 조셉 칸 편집장은 "장기적으로 AI를 뉴스에 적용하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AI 콘텐츠 탓에 뉴스 서비스가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등 저널리즘 전반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지만 AI가 뉴스를 작성하는데 사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세계 뉴스 미디어총회 참가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