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720010002715

영남일보TV

[신간] 그래도 살아남아 사랑해야 한다…사회의 위선과 허위에 맞서는 진정한 힘은 '가족애'

2023-07-21

윤일현
7번째 산문집 '그래도 살아남아 사랑해야 한다'를 펴낸 윤일현 시인. <영남일보 DB>

윤일현 시인의 7번째 산문집이다. 다루는 주제의 스펙트럼이 깊고 넓다. 개인의 서사는 물론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저자의 신념이 정제된 문체로 펼쳐진다.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위선과 허위, 몰염치와 몰상식이 어떻게 공동체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개인의 삶을 비틀고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냉철한 분석이 더해진다. 여기에 문단과 지식인 사회에 대한 준엄한 비판도 가감 없이 쏟아낸다.

인간사회 몰상식 냉철하게 분석
문단과 지식인 사회 대한 비판도
문인수 시인 대한 애틋함도 담아


그래도_표지
윤일현 지음/시와반시/202쪽/1만5천원

특히 이번 산문집에서 저자는 연민과 배려, 사랑의 마음만이 인간 사회를 살 만한 곳으로 만들며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가슴 뭉클한 선물'(38~40쪽)을 통해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퇴직에 맞춰 자식들에게 감사패를 받으며 울컥 눈물을 쏟은 저자의 사연은 사뭇 감동적이다. 그러면서 바쁜 엄마·아빠를 대신해 자율학습도 하지 않고 아흔이 넘은 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낸 아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 속에서 저자는 가족은 그 어떤 고난도 견디게 해주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소설 '대지'를 쓴 펄 벅의 말을 음미하며 다시 한번 가족의 힘을 강조한다. "가정은 나의 대지다. 나는 거기서 나의 정신적인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

고인이 된 시인 문인수에 대한 애틋한 정서도 이번 산문집에 담았다. "이제, 다시는 그 무엇으로도 피어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니를 심는 중…" 장례식날 저자는 문 시인의 짧은 시 '하관'을 나직이 읊조리며 그의 영면을 빌었다고 산문집에서 고백한다. 그러면서 "문인수, 그는 오직 시만으로 별이 된 시인이다. 학맥과 인맥 같은 그 어떤 맥도 그에게는 없다. 자기 이익만 챙기며 위선적인 사람들에게 특히 강한 거부감을 가졌다.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문학적 성향과는 다른 집단에 기웃거리는 것도 싫어했다. 무엇보다도 연민과 배려의 마음이 없는 차갑고 무례한 시인들을 멀리하려고 했다. 그는 울굴한 마음을 시로 승화시켰다"고 회상했다.

표제작 '그래도 살아남아 사랑해야 한다'에서는 "사는 것이 고달프고 앞이 막막할 때 김광석 거리로 나가보라"라고 권한다. 저자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곳을 걸어가는 무수한 젊은 군상들을 바라보라. 저들 모두의 가슴속에는 울분과 분노, 불안과 절망, 슬픔과 비탄이 다양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도 그들은 길을 가고 있다. 구체적인 목적지는 없지만 걸어간다. 길을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를 기다리는 '그대'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또 '말과 글, 자리를 장악하고 있는 자들'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절대빈곤보다는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념과 진영에 관계없이 말과 글, 자리를 장악하고 있는 자들의 책임이 크다. 이들은 끼리끼리 떼를 지어 온갖 못된 짓을 저지르고는 시치미를 뚝 뗀다. 정치의 타락은 젊은이들의 말과 행동, 사고도 비틀어 버렸다. 노소를 불문하고 부정적 생각이 가득한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160쪽)

강현국 '시와반시' 주간은 "윤일현은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조화를 이룰 때 어떤 문장이 나오는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글쟁이다. 그는 삶과 공부, 글쓰기가 서로 상충하지 않게 사는 드문 작가"라고 평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