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유령회사 설립' 배태숙 구의원 징계 촉구
안재철 윤리특위 위원장도 돌연 직위 사태, 혼란 지속
윤리특위 전격 연기, 8월 19일 내 다시 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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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구참여연대 등 지역 8개 시민단체가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위반한 배태숙 중구의회 부의장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했다. |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및 지방계약법 등을 위반한 구의원의 징계를 앞두고 대구 중구의회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민단체가 배태숙 구의원(국민의 힘)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배 구의원을 두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윤리특별위원장이 돌연 직위를 사퇴하기로 하는 등 혼란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대구참여연대·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지역 8개 시민단체는 27일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배태숙 구의원이 유령회사를 설립해 중구청과 다수의 수의계약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배 구의원의 자진 사퇴 등을 촉구했다.
중구의회에 따르면, 홍보물 제작업체 대표였던 배 구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선 후 수의계약 체결을 제한받자 차명으로 회사를 차렸다. 이후 이 회사 명의로 지난해 9~12월 총 8차례에 걸쳐 중구청과 1천680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중구의회는 이러한 사실을 알만한 직·간접적 근거가 있었음에도 배 구의원을 두둔해 왔다"며 "윤리특위 위원장인 안재철 구의원은 윤리위반 조사와 심사 회부는커녕 배 구의원의 거짓 해명 자리에 동행함으로써 위원장의 중립·공정 의무를 저버렸다"고 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중구의회는 사실상 의회의 존립 목적과 역할을 상실했다"며 "의회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 배 구의원의 의원직 제명과 그를 두둔한 안재철 구의원의 윤리위원장직 사퇴, 중구의회의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재철 중구의회 윤리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느낀다며 이날 예고에 없던 위원장 사퇴를 발표했다. 배 구의원의 징계 여부 및 수위를 논의하는 윤리특위가 열리기 불과 10분 전의 일이었다.
안 구의원은 "대구에서 민주당 의원으로서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라며 "이 시간 이후로 윤리특위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배태숙 구의원 징계 건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중구의회는 안재철 위원장의 사퇴로 이날 예정됐던 윤리특위를 전격 연기하기로 했다. 감사원이 요구한 기한(8월19일) 내 윤리특위를 다시 열고 배 구의원의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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