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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깨어있는 양육… "부모의 감정 섞인 훈육, 아이엔 억울함만 남길 뿐"

2023-08-04

아이가 훈육·체벌에 반감 갖는 건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느끼게 하기 때문

표면적 문제 행동에 숨겨진 진짜 문제 등 수많은 상담 사례 들며 해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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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팔리 차바리 박사는 그의 저서 '깨어있는 양육'을 통해 부모에게 반항하는 아이, 학교와 사회에서 일탈행위를 하는 아이의 심리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함께 해법을 제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와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깨어있는 부모'의 저자 셰팔리 차바리 박사가 2년 만에 내놓은 '양육 실전편'이다. 전작의 마지막 장에 할애했던 '훈육'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부모에게 반항하는 아이, 학교와 사회에서 일탈 행위를 하는 아이의 심리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함께 해법을 제시한다. 각기 다른 형편에 처한 수많은 심리 상담 사례를 토대로, 아이의 문제 행동 뒤에 숨은 진짜 메시지를 해독하고 매 순간 부모로서 중심을 잡고 성장할 수 있게 돕는 신개념 양육 전략을 소개한다. 또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 행동에 집중하던 기존의 양육서와 달리 양육과 훈육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한다.

신간_표지
셰팔리 차바리 지음/구미화 옮김/나무의마음/384쪽/1만7천800원

특히 저자는 책에서 아이의 행동을 감시하고 잘잘못을 따져 보상과 벌을 주는 부모의 태도를 '죄수와 간수 양육법'이라고 정의한다. 죄수에 해당하는 아이는 옳거나 그른 행동을 하고, 간수 역할을 하는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철저하게 감시하면서 보상 또는 처벌을 내리기 바쁘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면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느라 누가 간수이고 누가 죄수인지조차 구분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다 아이 잘되라고 그러는 거죠."

하지만 저자는 이런 대우를 받는 아이에게 훈육은 합리적이기보다 부모의 기분에 좌우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남는 건 '억울함'뿐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아닌 척해도 모든 훈육은 궁극적으로 조종의 한 형태, 즉 협박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아이들이 훈육을 싫어하는 이유는 옳은 일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협박과 강요, 체벌이 그들을 하찮은 존재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반감은 아이에게 정서적 앙금으로 남아 학습과 성장을 가로막고, 부모와의 교감을 차단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또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 행동을 탓하며 아이를 고치려고 이리저리 방법을 찾아 헤매다 보면 진짜 문제를 놓치게 된다고 충고한다. 어릴 때 감정을 다스리는 법, 특히 "안 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우울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장 아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져 곤란에 처했을 때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가령, 아이에게 괴로운 일이 생겼을 때 대부분 부모는 "너 속상하구나. 엄마·아빠가 아이스크림 사줄게"라고 달래기에 바쁘다. 저자는 이러한 말은 좋은 부모 노릇을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진짜 문제를 회피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아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견딜 수 없어서 부모 스스로 문제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가 끼어들지 말아야 할 상황에 무의식적으로 끼어들면, 아이는 급변하는 삶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아이의 기지가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것을 부모가 막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모든 아이가 각자의 성장에 필요한 지혜를 내면에 갖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해주고, 편안하고 배려하는 분위기에서 아이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부모 역시 잘못된 양육방식의 희생자라고 전제한 뒤, 부모 스스로 어린 시절 양육 과정에서 입은 상처와 억압을 깨닫고 치유되어야만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공감과 신뢰 속에 커가는 아이를 통해 부모 역시 중심을 잡고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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