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들, 정수기 신뢰못해 생수병으로 수분 섭취...환경 개선 필요
센터 측 "충분한 휴식 시간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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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청도환경관리센터 한 작업자가 야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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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뒷주머니에 생수병에 넣은채 일하고 있는 작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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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작업자가 폭염 속에서 선풍기 한대에 의존해 작업을 하고 있다. |
36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폭염경보까지 발효된 3일 오후 2시30분쯤 찾은 경북 청도 매전면 청도환경관리센터의 2층 재활용품 분리작업실에는 60~70대 남녀 작업자 6명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에 달라붙어 플라스틱 빈병 라벨 분리작업 등으로 분주했다.
10평 남짓한 작업실에는 천정형 에어컨과 선풍기 몇대가 더위를 식혀주고 있지만 각종 쓰레기에서 나오는 텁텁한 공기 등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두꺼운 공업용 마스크를 쓴 작업자들은 땀을 흘리며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한 작업자는 자신의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생수병을 꺼내 목을 축이곤 했다.
센터가 위치한 곳이 산 정상부근이라 작업장 야외 온도는 도심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후끈거리는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순 없었다.
70대의 한 여성 작업자는 "스티로폼 더미에 가려 선풍기 바람마저 잘 오지 않아 무척 덥다. 출근할 때 밤새 냉동시킨 생수얼음병 3개를 갖고와 목을 축인다"며 마스크 속의 주름진 얼굴에 송알송알 맺힌 땀을 닦아냈다.
야외작업장에서 쓰레기 분리작업을 하던 한 작업자도 바지주머니에 생수병 1개를 넣은 채 일하면서 꺼내 마시곤 했다. "힘들지만 견딜 만하다"는 작업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업자는 폭염에 지친 듯했다.
청도지역에서 배출되는 하루 30t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도환경관리센터는 사무실 직원을 포함해 30명 정도가 근무한다. 직원 대부분은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에서 일하거나 재활용품 분리수거 작업을 한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작업자가 1시간 일하고 15분 휴식하는 근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익명의 제보자는 "대부분 60~70대 작업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 폭염에 노출된 채 생수병과 선풍기에 의존해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사진=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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