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기간에는 하루 최대 25통까지 받기도
피로감 호소하는 시민들 '알림 끄는 법' 공유
"단순한 알림 대신 인접지역 주요 안내만 했으면"
![]() |
반복되는 안전 안내 문자에 시민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
'전국 대부분 폭염경보. 농촌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 야외활동 자제…' '폭염경보 발효 중으로 물을 충분히…'
'태풍 카눈 북상 중. 강한 바람과 호우가 예상…' '강풍에 대비해 비닐하우스·간판·창문은 미리 고정하시고…'
반복되는 안전 안내 문자에 시민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 북구에 거주, 대구 동구에서 일하는 임현동씨는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 그리고 태풍 등 기상과 관련된 안전 안내 문제 탓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로 외근을 하는 임씨에게 휴대전화 연락은 매우 민감한 사안인데 잦은 알림 탓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하루에 같거나 비슷한 안전안내문자가 75통 을 받았다. 또 대구시의 긴급재난문자도 1통 전송됐다. 18일 하루에만 25통의 문자가 왔다. 임씨는 "처음에는 '비가 정말 많이 오나보다. 조심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대구시와 대구 동·북·수성구와 경북도, 경산시에 행정안전부까지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문자 탓에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프리랜서 운동강사 A씨도 "비슷한 내용으로 계속 오니 재난문자가 남발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스팸문자 같기도 하고 경각심도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실제 재난상황에서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네티즌들이 '재난 문자 끄는 법'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재난문자는 '위급 재난 문자' '긴급 재난 문자' '안전 안내 문자'로 나뉘는데 위급 재난 문자를 제외한 긴급 재난 문자와 안전 안내 문자는 휴대폰 설정으로 알림을 끌 수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알림보다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길 바라고 있다. 박성준(대구 북구)씨는 "비슷한 내용을 반복해서 보내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좀 더 실효성 있거나 꼭 알려야할 내용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 B씨도 "비가 많이 오니 물가에 가지 말라, 더우니 밖에서 오래 있지 말라 등 당연한 내용보다는 인접 지역의 상황을 잘 알려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8일 기상청을 찾아 태풍 '카눈' 상륙에 대비한 재난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호우 재난문자 발송 지역 확대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신속·정확한 예보는 과할 정도로 하는 게 적절한 태풍 대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