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자 평균 2배 늘고 탈북자도 3배 늘어
북한-중국 국경 개방 될 듯…러시아와 협력으로 기술 이전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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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국회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나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김규현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 정원은 "ICBM 발사 지원 차량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평양 등에서 포착됐다"고 보고했다. 액체연료 공장에서 추진체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가 계속해서 식별됐다는 설명이다. 국정원은 "고체 미사일 생산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고도 전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8월말 9월초로 예상된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유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하반기 최우선 주문과제로 군사 정찰 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다"며 "군사 정찰 위성 결함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 75주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8월 말 또는 9월 초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내부 사정과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식량 사정 악화 등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불평·항의가 생기자 '불평분자 색출'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북한에서 아사(餓死)한 사람이 최근 5년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북한 내부 식량 사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의 경우 국정원 측은 "북한 국경 폐쇄 후 탈북자가 급감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99명이 탈북한 것으로 파악돼 작년 대비 3배가 늘었다. 국경이 개방되면 증가 추세가 좀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북한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밀수, 사이버 금전 탈취 등 불법적 수단에 매달리고 있으며 국내 신용카드 정보 1천여개를 탈취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은 북한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중 관계에 공을 들이며 이를 위해 북중 간 국경 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에선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정원 측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의 핵, 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염두에 두고 동향을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는 것이 국정원 설명이다.
한편 김규현 국정원장은 이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관련한 소위 '이동관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이 언론 장악을 위해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는 문건이다. 이외에도 최근 국정원 인사 파동과 관련해 김 원장은 '국정원 핵심 부서의 공석으로 업무 공백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으며, 논란의 1·2급 공동 직위 제도 도입 여부 등에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고 여야 간사들이 전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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